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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극장가 '대박 가뭄'

선도영화가 없다. 봄철 국내 극장가에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통상적으로 3월부터 5월까지를 극장 비수기로 잡지만 올해의 경우 그 썰렁함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 깃발을 높이 들고 최전선에서 흥행을 이끌어야 할 영화가 없다.예년의 경우 봄철 흥행은 대작이 이끌었다. 98년은<타이타닉>(2월 20일 개봉)이, 지난 해에는<쉬리>(2월 13일)가 불을 지폈다.<타이타닉>과<쉬리>는 각각 서울 관객(이하 통일) 192만명과 245만명을 동원해 외화부문과 한국영화부문 역대 최고를 기록하며 극장가 전체의 분위기를 띄웠다. 반면 올해 극장가에는 이런 대작이 없다. 한국 영화 가운데서도 영화계를 들썩이게 하는 작품이 없고 지난 27일 아카데미 시상식의 특수를 노리는 영화 또한 반향이 기대에 못미친다. 지난 2월 3일 개봉한<반칙왕>은 현재 74만명(26일 기준)을 동원, 소위 ‘대박’ 수준을 넘어섰다. 하지만 열기가 사그라든지 오래다. 초반 기세가 꺽여 대부분의 개봉관에서 간판을 내리고 있다. 새해 첫날 개봉한<박하사탕>역시 33만명을 끌어모았지만 ‘잔잔한’ 흥행을 뛰어넘지 못했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 감독, 남우주연상 등 5개 부문을 거머쥔 미국 영화<아메리칸 뷰티>는 2월 28일 개봉, 27만명을 동원해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지만 기대치엔 모자라다. 함께 아카데미 특수를 노린<그린마일>과<소년은 울지 않는다>또한 지지부진하다. 지난 11일 개봉한 브루스 윌리스 주연의<나인야드>가 16만명을 동원했지만 예전의 브루스 윌리스 영화에 비하면 만족할만한 수준은 못된다. 그래서 영화계에선 4월을 기대한다. 4월부터 5월까지는 연휴가 많기 때문. 노동절, 어린이 날, 석가탄신일 등 휴일이 몰려있어 대박영화가 나오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한국영화로는<아나키스트>가 대기하고 있고<로미오는 죽어야 한다><스크림3><갤럭시 퀘스트><바스켓볼 다이어리><쉘 위 댄스>등이 기다리고 있다. 꿈을 품고 최전방 전사가 되고자 하는 이 작품들이 과연 2000년 봄시즌을 어떻게 마무리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박창진 기자입력시간 2000/03/29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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