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세법 개정안 이달 처리 '암초'

서민의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오는 9월부터 적용될 예정인 재산세 및 거래세 인하 방안이 국회의 암초를 만났다. 정부ㆍ여당이 마련한 지방세법 개정안에 대해 한나라당이 지방세법 처리와 지방세 부족분의 국세보전안을 연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25일 긴급의총을 열고 지방세 처리문제를 논의했으나 당론채택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지도부에 위임했다. 만약 여야 절충에 실패해 이달 말까지인 이번 임기국회에서 지방세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파장이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로서는 당장 첫 인하분이 적용되는 9월 중 재산세 고지서 발부행정에 혼선이 예상되고 담세자 입장으로서는 재산세를 더 내야 하며 취득ㆍ등록세 역시 세율인하의 혜택을 보지 못하게 된다. 한나라당이 지방세법 처리에 제동을 건 이유는 지방재정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지방세 감소분을 어떤 형태로든 보전해야 한다는 데 있다. 5월 지방선거에서 광역ㆍ기초단체장을 휩쓴 한나라당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지방재정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지방세는 현재 지방재정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전재희 정책위의장은 “지방세법이 통과될 경우 세수의 40%를 차지하는 취득ㆍ등록세의 인하안이 통과되면 지방세수가 1조4,000억원가량 부족하게 될 것”이라며 “소비세의 일부를 떼어내 지방소비세를 신설하거나 양도소득세의 일정 부분을 지방세로 교부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여당의 생각은 다르다. 지방세가 줄게 되지만 국세인 종합소득세가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늘어나 지방세 징수 감소분을 충당할 수 있기 때문에 지방세법 처리를 국세 보전과 연관짓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강봉균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은 “한나라당이 양도세의 30%를 지방세로 이양해달라든지, 지방교부세율을 인상해달라는 등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며 “한나라당 소속 지자체장들의 주장만 대변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세수결함을 중앙정부가 보전하는 방안을 정기국회에서 강구한다는 양보안까지 제시했지만 한나라당이 이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며 “지방세법 개정안을 처리하지 못할 경우 발생하는 혼란은 한나라당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야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지만 이번 임시국회에서 지방세법 처리가 무산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다소 낮아 보인다. 정부가 줄이겠다는 세 부담을 야당이 앞장서서 반대하기는 여론의 부담이 너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