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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송 현대건설 사장

“3년 안에 예전 현대건설의 명예를 되찾겠습니다” 취임 한달 여만인 6일 조직개편을 단행한 이지송 현대건설 사장은 현대건설의 경영정상화에 대한 자신감을 표시했다. 그는 “새 조직 짜기와 인사작업 등으로 며칠째 강행군을 했다”면서도 피로함 보다는 업무에 대한 열정이 표정에서 넘쳐 흘렀다. `건설사의 핵심 자산은 바로 사람`이라는 자신의 모토에 따라 인사작업에 각별한 애정을 쏟고 있는 것이다. 이 사장은 “숨은 인재를 찾아 과감히 주요 자리에 발탁하겠습니다”라며 이번 인사의 방향이 혁신에 있었음을 내비쳤다. 또 숨은 인재는 어떤 사람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정직하고 투철한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같은 조건만 갖췄다면 학벌이나 지연 따위는 아무런 변수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인사원칙의 이면에는 임ㆍ직원의 사기를 높여 조직의 응집력을 높이겠다는 포석이 깔려있다. 현대건설은 수년간의 고강도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99년 말 7,200명에 달했던 임ㆍ직원 중 절반 가까운 인재를 떠나보내야 했다. 그 후유증은 사기저하와 인력유출로 이어져 회사 회생의 걸림돌이 돼왔다. 이 사장은 “앞으로 현대건설에선 구조조정이라는 말을 쓰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부터는 공격적인 수주 마케팅을 펼치게 될 것이므로 어느 때보다 충분한 인력공급이 필요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특히 원자력발전소 발주공사는 현대건설이 최대한의 역량을 쏟아 부을 분야로 꼽힌다. 공사금액이 2조원에 달할 신고리ㆍ신월성 원자력 주설비공사를 따내기 위해서다. 6일 발표된 임원급 인사내역을 봐도 이 같은 흐름을 읽을 수 있다. 당초 상무보였던 원자력사업본부장을 전무로 2단계나 특진 시키는 파격인사를 단행한 것. 이 사장은 “현대건설은 영광원전 1~6호기와 월성원전 2호기 공사를 수행하는 등 풍부한 원전 시공경험과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며 향후 공사수주에도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건설업체의 생명은 사업수주에 있다”며, 그 어느 때보다도 신규발주공사 수주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그가 관심을 기울이는 분야는 턴키베이스(전공정 일괄발주 방식) 및 대안입찰방식(설계점수와 입찰가격점수 등을 합산해 가장 높은 점수의 업체가 수주하는 방식)으로 발주될 초대형플랜트 공사다. 이 부문에 있어 현대건설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높은 기술우위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실재로 이 회사의 올 1ㆍ4분기 매출은 1조800억원으로 당초의 목표치(1조200억원)를 5.9% 초과 달성하기도 했다. 현대건설의 올 매출목표는 5조2,500억원. 이는 전년도보다 조금 낮춰 잡은 것이지만 연내에 마무리될 해외 저수익 공사부문을 감안한 수치일 뿐 수익성은 되려 호전될 것이란 게 이 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원가율 개선, 금융비용절감을 통해 1,000억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라크 미수채권회수 역시 이 사장이 사활을 걸고 있는 과제다. USD 11억400만 달러(지난해 12월말 기준)에 달하는 미수채권 중 일부만이라도 돌려 받는다면 현대건설은 일순간에 경영정상화를 이룰 수 있다. 그는 현재 원유와 같은 현물로 지급을 받거나 새로운 형태의 약속어음 등을 받는 방안, 또 전후복구사업과 연계 시키는 방안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중이다. 하지만 가장 현실적인 회수방법을 묻자 그는 우리 정부가 미수채권인수를 기대해줬으면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개 기업보다는 정부차원에서 채권회수작업을 추진하면 그만큼 진행이 원활해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 사장은 “이미 외국 회사들은 자국의 수출보험공사 등을 통해 미수채권을 거의 회수했다”며 해외 사례와 비교하기도 했다. 그는 또 이라크 전후복구사업수주에 대해 “미국의 주요 건설업체들로부터 공사계획이 구체화되면 반드시 협력 기회가 있을 것이란 확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김호영 부사장을 미국에 파견, 벡텔 등 미국 업체들과 접촉해 얻은 성과. 이 사장은 “현대건설은 조기에 현장 장비와 인원을 동원할 수 있고 현지 사정에 밝아 미국계 건설사들과 파트너 십을 구축하기 위한 필요조건을 갖췄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서산농장 매각 및 활용계획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반응을 보였다. 총 3,082만평의 간척농지 중 미분양 면적은 2,100만평으로 현대건설은 이중 1,448만평에 대해 내년 1월말까지 현지 농어민으로부터 우선분양신청을 받기로 주민대표단과 합의를 체결한 상태. 이중 최대 1,300만평 정도가 우선분양 될 것으로 이 사장은 내다봤다. 이 사장은 “우선분양하고 남은 서산농장부지 중 300~400만평은 현대서산영농법인에게 팔고, 나머지에 대해선 별도 활용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의 기업으로 거듭난 현대건설이 국가경제에 이바지 할 수 있도록 나의 모든 것을 쏟아 부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경영철학과 스타일 `끊임없는 도전정신의 노력파` 이지송 현대건설 사장에 대해 세간에선 흔히 `영업의 귀재`라고 평한다. 하지만 이것을 그의 스타일이라고 논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그가 사업수주 등 영업분야에서 좋은 성적은 거뒀던 이면에는 최선과 정직한 그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가 임직원들과의 대화에서 종종 “영업에 왕도는 없다. 노력하면 되는 것이다”라거나 “혼신을 다 바쳐서 회사를 살리겠다”라는 말을 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 사장의 또 다른 면모로 꼽히는 것은 탁월한 조직 장악력과 추진력이다. 이는 독불장군식의 카리스마와는 다르다. 진정 조직을 장악하려면 여러 층의 구성원들과 다양한 의사소통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조직의 수장으로서 그의 진가는 바로 이 부분에 있다. 오랜 세월 `건설밥`을 먹어온 그는 회사에 대한 고민이라면 언제라도 누구와 가슴을 터놓고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다. 실제로 그는 지난달 말 각 부서의 대리와 과장급 대표들과의 수시간에 걸친 토론과 술자리를 가지면서 밑으로부터의 공감대를 쌓아가기도 했다. 이 사장이 강조하는 것은 `인화(人和)`다. 그가 말하는 인화란 여러 사람이 머리와 가슴을 맞대고 중지를 모으고 이렇게 한번 결론이 난 것은 과감한 개척정신으로 밀어붙이는 방식을 말한다. 그는 “현대의 정신으로 돌아가자“고 말하곤 한다. 이는 단순히 과거의 영화에 대한 집착과 향수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정확한 판단력과 과감한 도전정신을 갖자는 것이다. ◇약력 ▲40년 충남 보령 출생 ▲63년 한양대 토목공학과 졸업 ▲65년 건설부 근무 ▲74년 산업기지개발공사 계장 ▲76년 현대건설 입사 ▲96년 한양대 산업대학원 토목공학석사 ▲97년 현대건설 국내영업본부 본부장 ▲99년 경인운하㈜ 사장 ▲2000년 경복대 토목설계과 교수 ▲2003년2월 한양대 산업대학원 토목공학박사 ▲2003년3월28일~현재 현대건설 사장 <민병권기자 newsroo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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