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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주 셋째날에 웃다

최경주(33ㆍ슈페리어ㆍ테일러메이드)가 프레지던츠컵에서의 첫 승을 따낸 가운데 대회는 최종일을 맞아 치열한 우승 경쟁 속으로 치달았다. 최경주는 지난 22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조지의 팬코트리조트골프장 링크스코스(파73ㆍ7,489야드)에서 열린 대회 셋째 날 포볼(각 팀 2명의 선수가 각자의 볼로 플레이를 한 뒤 둘 중 좋은 성적을 그 홀 팀 성적으로 삼는 방식) 매치플레이 경기에서 애덤 스콧(호주)과 짝을 이뤄 미국의 케니 페리-제리 켈리 조를 5&4(4홀 남기고 5홀 우세)로 눌러 이겼다. 이로써 최경주는 한국인 첫 출전에 이어 첫 승리까지 일궈낸 선수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또 첫 이틀 동안 3개 매치에서 모두 패한 수모를 말끔히 씻으며 이번 대회 들어 처음으로 국제 연합팀에 승점(1점)을 보태는 기쁨도 누렸다. 최경주는 이날 샷 감각이 한층 살아난 데다 팀 동료 스콧과의 호흡도 척척 맞아 떨어지면서 전날 패배를 안겼던 페리-켈리 조에 완승으로 설욕했다. 9번홀까지 5홀차로 달아난 최경주-스콧 조는 페리가 칩 샷 버디를 성공시킨 14번홀을 내줬으나 이후 3개 홀을 비긴 뒤 14번홀(파4)에서 스콧이 벙커 샷(세컨드 샷)을 핀 50㎝에 붙이면서 상대의 항복을 받아냈다. 최경주는 4번(파4)과 8번홀(파3)을 버디로 따내는가 하면 스콧의 퍼팅 라인을 함께 읽어주는 등 경기운영을 주도하며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가장 먼저 경기를 끝낸 최경주-스콧 조의 선전으로 승리의 물꼬를 튼 국제 연합팀은 이날 열린 6개 매치를 모두 이겨 승점 합계 12.5(12승1무9패)대9.5를 기록, 전날 6.5대9.5로 뒤졌던 전세를 뒤집어 놓았다. 한편 우승컵의 향방을 가르는 마지막 4일째 경기는 현지시간 23일 오후12시 시작됐다. 최종일 경기는 팀 매치로 펼쳐진 지난 3일간과 달리 12명씩의 대표 선수가 1대1로 맞붙는 싱글 매치플레이로 진행됐다. 최경주는 국제 연합팀 4번째 주자로 나서 23일 오후12시30분 PGA투어 통산 8승을 거둔 97년 브리티시오픈 챔피언 저스틴 레너드와 샷 대결에 들어갔다. 우즈와 어니 엘스(남아공)은 11번째 매치에서 맞붙었다. 이모저모 ○…우즈가 신기에 가까운 `맨땅 샷`을 선보였다. 지난 22일 열린 대회 사흘째 포볼매치 16번홀(파5)에서 우즈는 티샷이 페어웨이 왼쪽으로 벗어나 블록으로 된 카트 길에 튀긴 뒤 걸어가던 여성 갤러리의 어깨를 맞고 도로 위에 멈춰 서자 이를 드롭하지 않은 채 그대로 아이언 샷을 날리는 `묘기`를 연출했다. 무벌타 드롭을 할 수 있는 상황이었으나 드롭 지점이 깊은 러프 지역이어서 이득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 우즈의 세컨드 샷은 그린을 맞은 뒤 살짝 벗어났고 2퍼팅으로 너끈히 버디를 잡아내 갤러리의 아낌없는 갈채를 받았다. 그러나 이 매치에서 찰스 하웰 3세와 짝을 이룬 우즈는 비제이 싱-레티프 구센 조에 1홀 남기고 2홀 뒤져 패했다. ○…22일 경기 6번홀(파4)에서 최경주는 룰 위반으로 이 홀 실격을 당하기도. 티샷을 벙커에 빠뜨린 최경주는 이 벙커 입구 쪽 턱에서 제리 켈리가 샷을 하면서 날아 들어온 뗏장을 치운 뒤 샷을 해 `라이 개선` 판정을 받은 것. 최경주는 “규칙 위반이라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들었지만 `디봇을 던져달라`는 켈리 캐디의 말에 반사적으로 행동이 나왔다”고 말했다. ○…최경주가 이곳 갤러리 사이에서 우즈나 엘스, 싱 등에 뒤지지 않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최경주가 플레이 하거나 그린으로 올라설 때마다 관람객 여기저기서 그를 부르는 “케이제이(KJ)” 소리가 연신 들려왔다. “원래 인기가 많다”고 농담을 던진 최경주는 “아마도 남아공과 같은 국제 연합팀 소속인 데다 부르기 쉽기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회 사흘째 날이 호주에서 열린 럭비월드컵 결승일과 겹치자 대회본부 측은 럭비를 열성적으로 즐기는 이곳 갤러리를 위해 코스 곳곳에 설치된 전광판을 통해 대회 스코어와 함께 호주-영국의 럭비경기 상황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관람객 서비스`를 제공했다. <조지(남아공)=박민영기자 my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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