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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신경제 '약효'놓고 논란

'신경제는 과연 침체 조짐을 보이고 있는 미국 경제의 구원 투수가 될 수 있을 것인가'최근 닷컴기업의 붕괴를 필두로 미국 경기가 둔화 움직임을 보이면서 신경제의 역할론에 대한 논쟁이 불거지고 있다. 90년대의 장기 호황은 신경제라는 성장 엔진을 통해 가능했다는 공감대가 무너지면서 미국 경제에 대한 신경제의 기여도가 새삼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현재도 신경제론자들은 신경제의 효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호황시 기업투자와 소비지출 증가, 그리고 이를 통한 초가수요 유발이 물가상승과 경기 침체로 이어지는 구경제와 달리 신경제는 생산성 향상에 따른 가격하락이 초과수요로 인한 물가상승 압력을 상쇄해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 반면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인플레이션 없는 지속적인 성장은 환상에 불과하다며 신경제 거품론을 제시하고 있다. ◇신경제에 대한 신뢰 추락=미국 경기가 침체 조짐을 보이면서 신경제 비판론자들은 인플레이션 없는 지속적 성장은 환상이며, 경기 순환은 피할 수 없는 현실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이의 연장선상에서 미국 경제의 앞날을 어둡게 보고 있다. 이들이 신경제 비판의 근거로 제시하는 것은 역사. 과거 모든 기술 혁신들이 투기적 거품현상을 유발했으며, 정보기술(IT) 역시 예외가 아니란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일각에서는 현재 IT기업의 주가 수준이 미래 수익 기대치와 연관해 볼 때 과거 어느 때 보다 고평가돼 있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거품붕괴에 따른 공황까지도 경고하고 있다. 이 같은 주장의 전면에 선 인물은 미 예일 대학교의 로버트 쉴러 경제학 교수. 그는 지난 120년간 S&P 500의 주가 수익율(PER)을 조사한 결과, 전화련떫돈전기렝湄온? 같은 신기술의 등장으로 주가가 급상승하다 다시 곤두박질쳤음을 발견했다. 그에 따르면 19세기 후반 전화를 비롯한 통신, 철도와 같은 교통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S&P 500의 주가 수익률이 점차 증가, 1901년 정점에 달했다. 그러나 이후 1920년까지 주가는 실질가치로 70%나 하락했다. 또 1920년대에는 전기와 자동차 보급에 따른 효율성 향상에 힘입어 주가가 다시 치솟았지만 1929년을 기점으로 3년간 무려 80%나 추락, 이른바 대공황에 빠져들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역사가 21세기 초 또다시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신경제 건재 주장 강해= 신경제론자들은 일시적 증시 폭락에도 불구하고 신경제는 여전히 건재하며 아직도 발전의 여지가 무한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지난 몇 년간 신경제와 IT혁명이 지나치게 강조되면서 정보기술주(특히 닷컴주)가 개별기업의 내실에 관계없이 과대 평가되었던 것이 문제였을 뿐이란 게 이들의 분석. 이들은 특히 IT 기업의 성장뿐만 아니라 구경제 기업이 빠른 속도로 IT투자를 통한 생산성 향상을 꾀하고 있어 미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스탠포드 경영대학원의 가스 살로너 교수는 "IT기업의 기술과 경영기법이 빠르게 전통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면서 "신경제는 세계의 소비자와 기업을 과거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미 우리의 행동양식은 완전히 변했다"면서 "신경제는 이제 현실이고 앞으로도 계속 존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IT 혁명이 과거의 그 어떤 기술혁신보다도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다는 과도한 환상이나 IT 혁명이란 오로지 증권가의 거품일 뿐이라는 지나친 회의론 모두 IT 혁명을 제대로 이해 못한 것이란 지적이 점차 설득력을 더해 가고 있다. 즉 IT 혁명이 과거 어떤 기술혁명보다도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온 것은 사실이지만 경기순환 자체를 막을 수 있을 정도는 아니라는 타협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IT 혁명을 통한 생산성 확대가 경기순환의 고통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이 내놓고 있는 해법이다. 장순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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