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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타워텍 196억빼돌려] 제도 허점노린 '한탕'의혹 단죄시작
입력2001-03-25 00:00:00
수정
2001.03.25 00:00:00
사업초기부터 '주가 띄우기' 사기 판명허록 전 리타워텍 대표이사의 구속은 리타워텍을 둘러싼 의혹들이 단죄되기 '시작'했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밝혀내야 할 여죄가 적지 않다는 얘기다. 허 전 사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사기죄. 리타워텍이 태동하기도 전인 지난 99년 페이퍼 컴페니인 아시아넷 자금모집 과정에서의 사기혐의가 드러난 것이다. 한때 기업인수 후 합병주의 대명사로 불렸던 리타워텍이 사업 초기 단계부터 사기로 시작한 셈이다.
리타워텍사건은 한마디로 허술한 외환관리와 복잡한 공시제도 등을 교묘히 이용해 국내 주식투자자들의 호주머니를 턴 사건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사업구상단계부터 '사기'
리타워텍은 공시와 소문, 증권 관련 사이트를 교묘하게 활용했다. 대규모 외자유치설은 3월부터 시장에 나돌며 코스닥 시장열기 식어가던 시기에도 리타워텍의 주가를 크게 올리는 데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13억5,000만달러라는 사상 두번째로 큰 규모의 외자유치는 단 3시간 동안 빌려쓴 것에 불과했다. 투자자들은 리타워텍이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믿었다.
한때 주식시장에서 '황제주'로 부러움을 샀던 리타워텍은 하버드대학 출신의 재미교포 최유신 회장과 그의 친구들이 그럴듯하게 포장한 뒤 기업가치만 부풀려놓은 '애드벌룬'에 불과했다.
결국 우리돈으로 1조5,000억원이라는 엄청난 규모의 외자유치, 미국 나스닥 상장사와 합병설도 애드벌룬일 뿐이었다.
'대주주나 임원은 주식을 단 한주도 내다판 적이 없다'는 공언도 거짓으로 드러났다. 금감원이 조사자료를 검찰에 넘기며 리타워텍 관련자들을 고발ㆍ수사의뢰할 때도 리타워텍은 '검찰에서 모든 게 명명백백하게 밝혀지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당당하게 밝히기도 했다.
◇3개월 외유, 최유신 회장이 열쇠
검찰의 한 관계자는 "리타워텍 관련자들은 국가적으로 전혀 도움이 안되는 경제범위 행위를 저질렀으며 죄질이 안 좋은 중범죄자"라고 말했다.
리타워텍이 저지른 불법이 어디까지인지는 최 회장의 신병확보에 달려 있다. 최 회장은 지난해 12월 홍콩으로 출국한 이후 지금까지 3개월간 해외에 머물고 있다.
리타워텍의 자금모집과 옛 파워텍 인수에 깊숙히 개입한 모 기술투자 최고경영자도 미국에 체류 중이다.
최 회장의 신병을 확보할 수 있을 때 지난 2월6일 금융감독원이 검찰에 수사의뢰한 시세조종 혐의도 밝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 회장의 신병확보에 대한 검찰의 의지는 강력하다. 허록 전 사장에 대한 구속 영장청구서에 검찰은 '미국 도주'중인 '피의자 최유신'이라고 적시했다. 검찰은 허 전 사장이 종범이라면 최 회장은 주범으로 보고 있다.
◇리타워텍의 앞날은
시장의 생존 원리에 달렸다. 기술력을 보유하거나 수익을 창출하는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면 리타워텍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투명한 기업군으로 거듭날 수 있다.
그러나 편법 외자 유치로 인한 단기순손실이 1조5,000억원에 이르고 매출액도 24억원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당분간 리타워텍 자체로서는 위기를 맞을 전망이다. 이 대목은 26일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들로부터 집중적인 공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리타워텍 계열사 중에는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도 일부 있다는 점에서 당장 수익을 내지 못하더라도 미래가치와 성장성이 주목되는 대목이 있다.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를 얼마나 극대화할 수 있는가가 관건이다.
권홍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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