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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권 “달러대신 유로화쓰자”
입력2003-04-16 00:00:00
수정
2003.04.16 00:00:00
장순욱 기자
`달러 반대, 유로 찬성`
이라크전을 계기로 이슬람 국가들 사이에서 달러화 사용을 중단하는 대신 유로화를 사용하자는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은 16일 달러화 보이코트 운동이 중동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ㆍ아시아의 인도네시아 등 전 이슬람권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저널은 이 같은 운동이 아직 상징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국제경제에 큰 파장을 미칠 정도로 확산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스람권의 영향력 있는 종교 지도자 중 한 사람인 나이지리아 이슬람 학술위원회의 세이크 이브라힘 움라르 카보 위원장은 “미국의 참전 요구를 유럽 국가들이 용기 있게 거부했다“면서 “이슬람은 달러를 반대하고 유로를 사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레바논에서는 이른바 “보이코트 위원회“가 등장, 달러화는 물론 미국 은행 이용 중단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또 리비아는 정부가 나서서 해외업체와의 계약에 유로화를 사용하도록 독려하고 있는 상황.
이슬람 최대 국가인 인도네시아의 반미 시위대 역시 정부에 대해 달러화 대신 유로화를 사용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저널은 이 같은 움직임이 아직 달러화의 위상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정도는 아니지만 중동지역 석유업체들이 동조하게 될 경우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즉 지금과 같은 유로화 강세가 지속될 경우 석유 업체들이 유가를 유로화로 발표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으며, 이에 따른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석유거래가 유로화로도 이뤄진다면 유로화는 결재수단으로써의 위상을 한단계 상승한다. 반면 달러화의 지휘는 그 만큼 낮아지게 된다.
이 신문은 이 같은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경우 지난 70년대 오일쇼크 이후 중동국가들이 미국에 가하는 가장 큰 경제적 충격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전후 이라크 복구 과정에서 이 지역의 반미 감정이 사그러들 경우 이슬람 국가의 달러화 보이코트 운동은 찻잔속의 태풍으로 끝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달러화 대신 유로화를 대외결재용 공식화폐로 사용하고 있는 국가는 북한뿐이며, 이라크는 사담 후세인 집권 후반기 이 같은 정책을 추진했었다.
<장순욱기자 swch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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