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복이 젊어지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로가디스, 맨스타 등 정통 남성복 브랜드들은 최근 35세 이상이던 타깃 고객 연령층을 5~10세 가량 대폭 낮췄다. 이들 업체들은 한층 젊어진 디자인을 선보이는 한편 빅모델을 기용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실제 나이보다 젊어보이기를 원하는 욕구가 확산되고, 재킷과 셔츠 등 정장 코디를 선호하는 젊은 소비자들이 늘고 있어 신사복의 ‘연소화(年少化)’ 흐름은 앞으로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제일모직의 로가디스는 올 들어 30대 중반 이후의 타깃 연령층을 30대 초반으로 낮추는 브랜드 리뉴얼을 단행했다. 로가디스는 패턴과 소재에서 기존 제품과 차별화한 진(Jean) 제품과 대나무 소재의 니트를 출시하는 등 비즈니스 캐주얼 라인을 강화하고 있다. 로가디스는 젊어진 브랜드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광고모델도 기존의 차인표에서 정우성으로 바꾸고 지난 3월부터 ‘The Players’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일과 여가생활을 동시에 즐길 줄 아는 30대 비즈니스맨을 컨셉트로 한 광고를 통해 ‘젊은 로가디스’를 부각시켰다”면서 “공격적인 마케팅과 ‘그린라벨’의 인기에 힘입어 4월말까지 전년 대비 20% 가량 매출이 늘었다”고 말했다. 올들어 론칭 25년 만에 대대적인 브랜드 리뉴얼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코오롱패션의 맨스타는 40대 초반부터이던 고객층을 30대 초반으로 열살 가까이 끌어내려 ‘젊은 남자’에 대한 공략을 강화한다. 이를 위해 해외에서 디자인을 아웃소싱하는 한편 과거 광고모델이었던 ‘욘사마’ 배용준을 포함, 남자배우 3~4명을 놓고 광고모델 계약을 저울질하고 있다. 코오롱패션 관계자는 헐리우드 스타 배우의 모델 기용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캠브리지도 기존 브랜드인 ‘캠브리지 멤버스’의 주고객층보다 젊은 20대 후반~30대 초반을 겨냥해 지난 2002년에 론칭한 ‘슈트하우스’도 젊은층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 인기상종가를 달리고 있는 조승우를 광고모델로 기용하고 있는 슈트하우스는 3월부터 극장광고를 내보내는 등 마케팅을 강화해 올해 지난해보다 35% 가량 늘어난 23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LG패션은 20대 후반의 사회 초년생과 30대 초ㆍ중반 직장인을 겨냥한 중가 정장 브랜드 ‘TNGT’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TNGT는 일본 배우 구보타 히로유키를 기용한 ‘내일 뭐 입지’ 시리즈 광고가 주타깃인 젊은 직장인들에게 어필하면서 지난해 매출이 427억원으로 급증한데 이어 올해 576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정희 삼성패션연구소 연구원은 “3040세대는 교복 자율화와 문화개방을 경험한 세대 여서 유행과 스타일에 민감하고, 물리적 나이보다 심리적 나이가 젊기 때문에 원숙함 못지 않게 젊은 이미지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면서 “신사복 업체들이 나이보다 젊어보이려는 중장년층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20대 후반의 젊은 층을 신규 소비자로 유입하기 위해 한층 화려한 컬러와 과감한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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