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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개 생필품값 집중관리] 식품·생활용품 업계 반응
입력2008-03-25 17:39:04
수정
2008.03.25 17:39:04
"인상분 반영 못하면 적자만 더 커져" 제조업체는 볼멘소리<br>"15~20년전 가격으로 할인 판매" 유통업체는 잰걸음
“적자가 나도 그냥 버티라는 얘기인가요.”
정부가 52개 생필품 가격의 관리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 관련 제조업계의 볼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라면ㆍ우유 등 그렇잖아도 소비 부진으로 성장이 둔화된 업계의 경우 원재료 가격 인상분을 반영하지 못할 경우 원가부담이 더 커지지 않을까 속앓이를 하고 있다.
상당수 업체들은 정부의 물가안정 의지가 강력한 만큼 일단 가격 인상을 자제하겠다는 입장이다. A생활용품업체의 한 관계자는 “가격인상 시기를 저울질하던 중이었는데 이번 정부 발표로 입장이 곤란해졌다”며 “솔직히 가격인상이 부담된다”고 털어놓았다. B우유의 한 관계자는 “새 정부가 직접 언급한 품목인데 함부로 가격을 올릴 수 있겠느냐”면서 “당초 올리기로 했던 인상 시기가 미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C밀가루업체는 “밀가루는 원자재 가격 영향을 많이 받는 제품 중 하나여서 원자재 가격이 제품가격 인상에 가장 중요한 변수”라며 “일단 내부적인 원가절감 노력으로 인상 요인을 최대한 흡수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가격 인상을 계획 중이던 업체들은 “원가 상승 요인을 흡수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며 “가격 인상을 억제할수록 적자폭이 커질 텐데 어느 기업이 무작정 버틸 수 있겠느냐”고 하소연했다. 이와 관련, D업체는 “더 이상 가격인상 요인을 흡수할 방법이 없어 정부의 방침에도 불구하고 오는 4월1일부터 가격 인상을 단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우유업체 관계자는 “대기업들이야 얼마간 버틸 수 있겠지만 사료 값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축산농가들이 이미 원유 값 인상을 요청해놓은 상태”라며 “단순히 제조업체만 버티라고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최근 제품가격 결정권을 쥐고 있는 유통업체들이 자체브랜드(PB) 상품을 강화하며 제조업체에 가격인하 압력을 가하고 있어 제조업체들은 원가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대형 마트들은 이른바 ‘MB품목’이 발표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최저가 가격 행사를 기획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신세계이마트는 27일부터 4월9일까지 열리는 ‘이마트 탄생 15주년 탄생 대축제’를 통해 구매 빈도가 높은 50개 주요 생필품가격을 ‘15년 전 가격 수준’으로 60% 할인 판매할 계획이다. 이마트의 한 관계자는 “기획 행사뿐만 아니라 산지 직거래 확대를 통해 유통단계를 축소하고 유통업체자체브랜드(PL) 상품을 확대해 소비자 물가 안정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4월 초 베이징올림픽 핸드볼 우승 기념 이벤트를 펼치며 ‘MB품목’에 대해 20년 전 가격으로 판매하는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또 가격 재투자 정책을 통해 농산물 및 공산품에 대해 상시 최저가를 유지할 방침이다.
롯데마트 역시 이달 초 선보인 200여종의 우수중소업체브랜드(MPB) 상품을 올 연말까지 500여개, 2010년까지 1,000여개로 확대해 고품질 상품을 20~30% 싸게 공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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