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이 사실상 '비상경영'을 선언하고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돌입한다.
올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과 저비용항공사(LCC) 돌풍 등에 따라 영업이익과 같은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자 본격적인 경영 정상화 조치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24일 서울 오쇠동 아시아나타운 본사에서 임원 및 팀장급 직원 145명을 대상으로 경영정상화 설명회를 열고 비상경영 방안들을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은 크리스마스 연휴가 끝나는 다음주 구체적인 경영효율화 방안을 직원들에게 공개할 방침이다.
우선 조직 개편을 통한 인력 효율화에 나서기로 했다. 희망퇴직을 받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수천 사장은 이날 설명회에서 "운송 운임과 영업이익이 낮아지고 있어 조직 개편을 통한 효율성 향상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업무 영역이 중복되는 일부 조직을 통폐합하고 사무직 등 지원조직에서 현장으로 재배치되는 인력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3·4분기까지 84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으나 금호고속 등 실적이 나아진 연결 자회사를 제외한 아시아나항공의 독자 영업이익은 172억원에 불과해 전년 대비 23% 줄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원·달러 환율 상승(원하가치 하락)의 영향에 따라 1,634억원으로 전년 대비 920억원 증가했다.
이와 더불어 노선 구조조정도 적극적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수익성이 낮은 노선은 과감히 폐쇄하고 경쟁력이 떨어지는 노선은 내년 상반기 운항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는 에어서울에 몰아줄 방침이다.
3년 연속 임금을 동결하는 등 강하게 실시해 온 비용 절감도 극한 수준까지 밀어붙이기로 했다. 전무급 이하 임원들에게 지급됐던 승용차를 반납하고 기사 월급 지급도 중단하기로 했다. 재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금호아시아나그룹 재건을 앞두고 전(全) 계열사에 수익을 더 높이라는 강한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일범기자 squiz@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