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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무용의 ‘백미’ 피나 바우쉬 내한
입력2003-04-13 00:00:00
수정
2003.04.13 00:00:00
김희원 기자
이름 자체가 현대 무용의 대명사인 피나 바우쉬(63)가 다시 한국에 온다.
LG아트센터는 독일안무가 피나 바우쉬(63)의 무용극 `마주르카 포고`를 오는 25~28일 무대에 올린다. 바우쉬는 연극과 무용 사이의 경계를 허문 `부퍼탈 탄츠테아터(Wuppertal Tanztheater)`를 통해 작은 도시 부퍼탈의 시립무용단을 세계 정상의 단체로 끌어올린 인물.
`마주르카 포고`는 `표현주의 무용의 최고봉`이라 평가 받는 피나 바우쉬가 1998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세계박람회 조직위원회의 위촉으로 만든 작품이다. 우리 말로는 `불타는 마주르카` 정도의 뜻.
작품에는 재즈, 포르투갈 전통 음악인 파두, 브라질의 탱고와 삼바, 브라질 왈츠 등 포르투갈과 남미의 문화적 색채가 고루 함께 한다. 벽에 투영된 영상에서 아름다운 남국의 풍광을 만끽할 수 있는가 하면 거대한 바위 절벽을 오르내리는 무용수를 통해 고뇌 속의 희망을 읽는다.
구성은 바우쉬의 다른 작품과 마찬가지로 전체를 관통하는 단일 플롯 없이 일면 상관없어 보이는 여러 에피소드들이 나열돼 있는 형태다. 무용수의 동작과 어우러짐 속에 사랑, 낭만, 기쁨, 고통 속에서 보는 희망 등 그가 집중해 온 `인간 실존`의 문제가 녹아있는 것. 또한 이런 과정을 주관자의 입장에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한발 짝 물러서 관찰, 관객 스스로를 각자의 철학 세계에 도달하게 한다. `고뇌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던지는 바우쉬의 선물`인 셈이다.
아울러 이 작품은 바우쉬의 `세계 도시 시리즈`의 하나이다. 그는 89년 이탈리아 팔레르모를 소재로 한 `팔레르모 팔레르모` 를 발표한 이래 특정 도시에 장기 체류, 거기에서 얻은 영감을 소재로 작품을 발표하고 있다. 오는 2005년에는 서울을 소재로 한 신작을 LG아트센터 개관 5주년 기념작으로 발표할 예정.
이 작품은 이번 주말 개봉되는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영화 `그녀에게`(원제 Talk to Her)에도 엔딩 신 부근에 삽입돼 있다. 스페인 출신 거장인 알모도바르 감독은 “작품의 생명력과 낙관주의에 감동 받았다”며 “목가적 분위기와 고통에 찬 아름다움이 나를 울게 만들었다”고 답했다.
30여명의 단원 중 유일한 한국인인 김나영(39)도 출연할 예정이다. 현재 약 80% 가량 티켓이 팔렸다. (02)2005-0114.
<김희원기자 heew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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