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책자문위원회 필승결의대회에서 "국민의 삶과 상관없는 단일화 이벤트로 민생 위기를 극복할 수 있겠느냐"고 정면 비판했다. 그가 야권 단일화를 직접 공격한 것은 처음이다.
박 후보는 "내년에 세계사에 유례없는 글로벌 경제위기, '퍼펙트 스톰'이 닥칠 것이라는 경고까지 나오고 외교ㆍ안보 상황도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초긴장 상태"라며 이"이 위기를 이기고 새로운 미래를 여는 일을 과연 누가 해낼 수 있나"라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이날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전국위원회에서도 "북방한계선(NLL)을 지킬지조차 의심스러운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이 나라 안보는 어떻게 되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내외의 위기 상황을 상기시키면서 국정 운영능력의 중요성을 부각하는 논리다.
박 후보는 또 이날 여성유권자연맹에서 주최한 해피 바이러스 콘서트와 서울여대생이 함께한 '걸투 콘서트'에 잇따라 참석하며 '여성 지도자' 행보를 이어나갔다.
새누리당은 문ㆍ안 단일화의 부당성을 세 가지 측면에서 꼬집고 있다. 20일의 단일화 과정에서 후보 검증을 피하게 되고 단일화 과정 자체가 불투명해 대선에 혼란을 준다고 지적했다. 또 첫 회동 평가부터 엇갈리는 양 후보의 갈등 조짐은 결국 정권을 잡는다 해도 국정 혼란을 예고한다는 점도 비판했다.
김무성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은 "노무현 정권의 실패한 2인자, 국정 무경험 후보와 오랫동안 준비한 박 후보 간 비교가 필요한데 단일화 때문에 검증 기간이 상실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정현 공보단장은 "대선을 42일 남겨두고 야당 후보도, 정책도 모르는 현실이 가장 구태스럽고 후진적인 정당의 실상"이라면서 "박 후보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아예 법으로 대선 4개월 전에 대선 후보를 확정하는 쇄신책을 내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안형환 대변인은 논평에서 "단일화 과정은 투명해야 하는데 당장 어젯밤 회동의 경우도 발표된 이외에 어떤 내용이 논의됐는지 두 사람 외에는 아무도 알 수 없다"면서 단일화협상팀의 역할과 단일화 규칙을 놓고 서로 다른 말을 하는 두 후보 측을 지적했다.
안 대변인은 이어 "지난 1997년 DJP(김대중ㆍ김종필) 단일화는 정부 인선, 총선 등에서 나눠먹기로 충돌하다가 3년 만에 헤어졌다"면서"문ㆍ안 양측은 5대5의 공동정부 형식이 나올 가능성이 높은데 그때 빚어지는 갈등과 국정 운영 표류는 국가에 큰 재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ㆍ권경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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