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명절' 이것만은 유념하세요

민족 최대의 명절 한가위를 맞아 적적하던 고향집을 찾아 가족들이 왁자지껄 모여 정답게 술잔을 기울이기도 하고 '국민오락' 고스톱을 즐기기도 한다. 하지만 자칫 금도를 넘으면 명절을 망쳐버리기 십상. 음주운전자의 차에 동승하거나 지나친 고스톱처럼 흔히 범할 수 있는 실수는 즐거운 명절을 훼방 놓는 '방해꾼'이다. ◇음주운전자의 운전은 제지해야= 추석에는 성묘를 다녀오거나 친지들과 만나 술을 마실 기회가 늘 생기게 마련 이때 운전자가 술을 마신 사실을 알고도 동승했다가 사고가 발생하면 동승자도 사고의 법적 책임을 지게 된다. 추석 즈음인 2003년 9월 김모씨는 술을 마신 상태로 운전을 하는 친구 홍모씨의 승용차 조수석에 앉아 출근을 하던 중 홍씨가 20km이상 과속을 하는데도 제지하거나 안전운전을 하도록 요청하지 않았다. 차는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중앙선을 침범해 반대차로 맞은편 농수로로 추락했고 김씨는 왼쪽 어깨가 부러졌다. 김씨는 승용차 보험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고, 법원은 동승자인 김씨의 과실도 40%를 인정해 치료비를 크게 밑도는 3,900만여원을 지급하도록 했다. 법원은 지난 7월 "원고도 그 자신의 편의와 이익을 위해 동승한 이상 운전자에게 일반의 교통사고와 같은 책임을 지우는 것이 신의칙이나 형평의 원칙에 비춰 매우 불합리한 것으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국민오락'은 지인들과 소득ㆍ재산에 맞는 규모로= 지난 2004년 9월 추석을 앞두고 강원 철원군의 전모(57)씨는 동네 이웃 주민들과 1점당 100원, 판돈 18만2,000원 규모의 고스톱을 1시간가량 했다. 이들은 형법상 도박혐의로 기소됐으나 법원으로부터 무죄를 선고받았다. 전씨가 월 130만원의 소득과 함께 5,000만원 상당의 농장을 소유하고 있고 같이 어울린 사람들도 전씨보다 많은 소득이나 재산이 있어 이 정도 규모의 판돈은 '일시적인 오락'에 그친다는 게 이유였다. 반면 인천에 사는 오모(48)씨는 평소 잘 알지 못했던 장모씨 등과 1점에 100원, 판돈 28,700원 규모의 고스톱을 25회 정도 하고서 유죄를 선고 받았다. 오씨가 도박을 함께 한 사람들과 평소 잘 알고 지낸 사이가 아니어서 친목 도모를 위한 도박이 아니었다는 점, 오씨가 기초생활수급자로서 월 10~20만원의 보조금으로 생활하는 점 등을 이유로 법원은 유죄판단을 하고 벌금 3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