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이율이 또 내렸다. 장기 저금리 및 이에 따른 역마진 우려를 피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지만 보험가입자로선 그만큼 평가이익이나 수령금액 등이 불리해졌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한화·교보·동양·알리안츠·ING생명 등 대다수 생보사가 10월 공시이율을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공시이율은 보험사의 운용자산이익률 등을 반영해 금리연동형 상품에 적용하는 이율을 말한다. 이율이 낮아질수록 수령보험금은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삼성생명은 보장성보험과 연금보험을 각각 종전보다 0.05%포인트 낮춘 3.78%, 3.80%를 책정했다. 저축성보험은 3.87%로 지난달보다 0.04%포인트 낮췄다.
한화생명은 보장성(3.78%)과 연금보험(3.82%)은 동결했지만 저축성보험은 3.87%로 1개월 만에 0.04%포인트 인하했다. 교보생명은 보장성을 무려 0.18%포인트 낮췄고 연금·저축성보험은 각각 0.02%포인트, 0.05%포인트 내렸다.
중소형 생보사의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동양생명이 보장성·저축성보험 공시이율을 각각 0.02%포인트 낮춘 데 이어 알리안츠·ING생명 등 외국계보험사들도 저축성보험 공시이율을 각각 0.03%포인트, 0.04%포인트 내렸다. 동양생명은 연금은 동결하되 보장·저축성보험 공시이율을 0.02%포인트씩 하향조정했다.
반면 NH농협생명은 3개 부문의 공시이율을 모두 3.75%로 동결했다. 온라인 전업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은 보장성보험과 연금보험의 공시이율을 소폭 내렸지만 전 보험사 중 유일하게 4.0%대의 공시이율을 유지했다.
생보사별로 작은 차이는 있지만 전반적인 공시이율 흐름은 연중 내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저금리 여파로 자산운용 이익률이 고객이 낸 보험료 적립금에 보태야 할 이유보다 낮아지면서 역마진 우려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생보사들의 올 1·4분기 평균 운용자산이익률은 4.5%인 반면 보험료적립금에 붙여야 하는 평균이율은 5.2%로 0.7%포인트 더 높다.
대형생보사 관계자는 "2000년대 초반 집중적으로 판매한 고금리 확정이율상품이 전체 계약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에 가까운 상황이라 역마진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상존하는 상황이어서 공시이율 하락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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