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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거시경제 정책기조 바뀌나

"고유가·환율하락 지속땐 재점검" 첫 공식 언급<br>KDI "수출만으론 성장한계 내수회복 주력해야"

정부 거시경제 정책기조 바뀌나 "고유가·환율하락 지속땐 재점검" 첫 공식 언급KDI "수출만으론 성장한계 내수회복 주력해야" 이종배 기자 ljb@sed.co.kr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68.58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고 환율 하락 추세가 지속되면서 경제를 보는 정부의 시각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4일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대외여건이 크게 악화될 경우'라는 전제를 달았지만 '거시정책기조 재점검'이라는 표현을 처음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박병원 재경부 차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거시경제정책이 어떻게 변할지에 대해 이야기하기는 힘들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경제 돌아가는 모양새가 심상치 않다는 점을 정부가 시인한 것으로 해석해도 좋을 듯하다. ◇미묘한 정부의 시각 변화=재경부가 국민경제자문회의에 내놓은 자료를 보면 종전과 달리 걱정거리가 많이 생겼다고 솔직하게 토로했다. 현재는 미시적 차원에서 대응하되 고유가 장기화 등 대외여건이 크게 악화될 경우 '거시정책 기조를 재점검'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 같은 시각은 '국제유가 상승이 경기의 추세적 회복 흐름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 '유가 충격에 대한 경제흡수 능력이 높아졌다'는 등 종전의 진단과는 분명히 차이가 있다고 풀이할 수밖에 없다. 실제 한국 경제는 고유가와 원고로 점점 궁지에 몰리고 있다. 수출의 경우 두자릿수 증가율이 유지됐으나 환율 절상 등으로 교역조건이 악화되면서 성장 기여도가 감소하는 추세다. 수출 주무부처인 산업자원부는 앞으로 두자릿수 증가율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암울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원ㆍ달러 환율은 마지노선 설정도 의미가 없을 정도로 추락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의하면 국내 상장 수출기업 중 37%만이 환 헤지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마디로 대응책이 없다는 것이다. ◇소비ㆍ투자 등 내수 회복에 주력해야=KDI는 이날 국민경제자문회의에 올린 '최근 환율 하락의 원인과 영향 분석'에서 수출의 현상황을 들어 소비ㆍ투자 등 내수회복에 국내 경기가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임경묵 연구위원은 "수출로 성장을 이끌고가기는 힘든 구조"라며 "결국 소비ㆍ투자 회복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소비의 경우 소비재 판매가 지난해 4ㆍ4분기 6.8%에서 올 1ㆍ4분기 4.8%를 기록하고 있다. 설비투자도 올 1ㆍ4분기 4.5%를 기록했다. 문제는 소비의 경우 교역조건이 악화하는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증가와 늘어난 세부담이 악재로 작용, 순풍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설비투자도 녹록하지 않다. 지난해 설비투자는 전기ㆍ가스ㆍ수도ㆍ통신 등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현재 이들 산업은 성숙기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서비스 등 비제조업 분야에서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 설비투자 회복세도 요원하다는 게 KDI의 분석이다. 거시경제정책 방향을 이 분야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입력시간 : 2006/05/04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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