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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산업 IMF에 뜬다] (상) 수출로 불황극복 `화려한 비상'
입력1999-02-03 00:00:00
수정
1999.02.03 00:00:00
PC산업이 효자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우물안 개구리」에 불과하던 국내 PC업체들이 최근 잇따라 초대형 수출의 물꼬를 터뜨리며 세계시장에 당당히 진출하고 있다. 침체를 벗고 비상을 시작한 PC산업은 IMF 경제체제에서 많은 시사점을 산업계 전반에 던져준다. 떠오르는 PC산업을 3회에 걸쳐 조명해본다.(상)PC산업이 강해졌다
LG전자가 미국 애플컴퓨터로부터 아이맥(IMAC) PC의 독점공급권을 따낸 것은 한마디로 경이적인 일이다. LG전자가 수주하게 될 물량은 한해 최소 16억달러, 최대 20억달러에 달한다. 단일품목으로는 초대형 규모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전체 PC 수출액은 총 2억8,700만달러. LG전자의 수주액은 이보다 6배나 많다. 비록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이지만 5년 이상의 장기 계약으로 이어질 경우 100억달러에 달하는 엄청난 물량을 확보하게 된다. LG는 미국의 컴팩컴퓨터에도 지난 97년부터 매년 1억달러 이상의 노트북PC를 안정적으로 수출해오고 있다.
LG뿐만 아니다. 삼보컴퓨터는 지난해 초저가 PC인 「E타워」를 들고 수출에 나서 미국 컴퓨터시장에서 판매액 기준으로 단번에 6위로 뛰어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해 12월 E타워의 시장점유율은 5.9%. 단위제품으로는 3위에 해당한다. 이 회사는 올해도 200만대 이상 수출이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보는 이를 위해 경기도 안산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을 300만대로 확충했다. 삼보는 특히 순수 자체브랜드로 수출한다.
대우통신은 지난해 세계최고의 컴퓨터 성능시험기관인 NSTL(NATIONAL SOFTWARE TEST LAB)로부터 자사의 데스크톱PC와 노트북PC로 인증을 획득했다. NSTL인증은 미국 시장 진출의 보증수표. 미 정부시장 납품권을 따내는 것은 물론 일반시장 진출에도 유리하다. 대우는 지난해 26만대의 수출을 기록했고 올해는 50만대 이상으로 수출규모를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우는 또 GM의 자회사인 델파이 데코로부터 자동차용 「오토PC」의 독점 공급권을 획득, 2004년까지 70만대, 1억5,000만달러이상을 수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PC 수출액은 지난해(2억8,000만달러)의 10배가 넘는 30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PC 업체들의 잇딴 승전보에는 이유가 있다. 극심한 내수 부진을 수출로 만회하기 위해 발벗고 뛴 결과다. 지난해 국내 PC시장은 97년에 비해 37.9% 줄어든 118만대에 그쳤다.
매년 늘어나기만 하던 시장이 지난해 곤두박질한 것. 올해 내수시장은 성장세로 반전된다. 그러나 10% 정도의 신장에 그쳐 94년 수준을 겨우 회복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내수 부진은 시장에서 치열한 가격경쟁을 낳았다. 수익성이 악화된 것은 당연했다. 이는 자립기반이 취약한 중견·중소업체의 도산으로 이어졌다. 지난해초 뉴텍컴퓨터, 아프로만 등 중견업체의 부도는 조립PC업체들의 연쇄부도로 이어졌고 컴퓨터업계의 위기의식은 극에 달했다.
당연히 PC업체들은 생존을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삼보컴퓨터는 지난해 4월 전체 직원의 20%에 해당하는 300여명의 동료를 떠나보내는 아픔을 겪었다. 극심한 불황에서 수출은 꺼져가는 희망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빛이었다. 수출에 매달린 삼보는 감원후 7개월만에 퇴직인원보다 많은 350명을 다시 뽑았다. 대우통신도 일감이 넘쳐 연장근무를 계속하고 있다.
올해 PC는 일약 수출효자 품목으로 당당히 뛰어오를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올 한해 30억달러 수출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세계 10위권의 매머드 기업 탄생도 예고되고 있다. 이렇게 PC산업은 IMF의 극한상항을 딛고 드라마틱하게 재기하는 기적을 연출하고 있다.【문병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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