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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게임업계가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비게임 분야로의 진출은 정부의 규제환경에서 벗어나는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행보다.
온라인게임의 종주국이라 불리던 국내 게임업계는 현재 외국 게임의 영향력이 커지고 해외 진출 성공사례도 감소해 투자와 인재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NHN엔터의 경우 최근 온라인 음악포털 벅스뮤직과 커뮤니티 서비스 세이클럽을 운영중인 네오위즈인터넷를 비롯해 취업포털기업인 인크루트, 전자결제대행 전문기업(PG) 한국사이버결제 등 15개 이상의 비게임기업을 인수했거나 투자했다. 지금까지 사용한 금액만 4,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씨소프트는 전자결제 기업인 KG이니시스에 450억원을 투자했다. 유료 웹툰 유통기업인 레진코믹스에 대한 투자도 50억원 진행했다. 3분기부터 기업 인수·합병에 전문화된 인력을 투입해 본격적인 투자 활동에 나설 방침이다. 넥슨 역시 지주회사인 NXC가 장난감 '레고' 거래 사이트 브링링크와 노르웨이의 유명 유모차 업체 스토케를 인수한 상태다.
문제는 비게임 사업분야에 집중하다 보면 게임투자가 줄어들 수 있고 우수 인재확보에도 애로를 겪게 돼 결국 기술력이 저하되는 악순환이 초래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 게임 트렌드가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급변하는 동안 국내 기업들은 앞서가기는 커녕 각종 규제 이슈에 대응하느라 한 단계 도약할 골드타임을 놓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대표적인 게임규제인 '셧다운제가' 시행된 시기(2011년 11월)는 공교롭게도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 규모가 역성장하기 시작한 때와 겹친다.
이재홍 한국게임학회장은 "세계적으로 게임 산업에 대해 규제 일변도인 곳은 우리나라 밖에 없다"라며 "보수적인 영국과 독일, 일본을 비롯해 심지어 게임을 '전자마약'으로 여겼던 중국 조차도 최근 수년간 문화 콘텐츠로 적극 육성하며 게임산업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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