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이날 오후 임시 이사회를 열고 박 부행장을 은행장 직무대행으로 선임했다. 은행 규정에 따르면 은행장 유고시 등기이사 부행장이 행장 직무를 대행하게 돼 있다. 앞서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은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으로부터 최종 중징계 결정을 통보 받자 즉각 사임 의사를 밝혔다. 이사회는 이 행장의 사임서를 이날 정식 수리했다.
과거 민병덕 전 국민은행장이 중도사퇴했을 때도 김옥찬 전 부행장이 은행장 직무를 대행한 바 있다.
직무대행을 맡게 된 박 부행장은 서울고·서강대를 나온 뒤 국민은행에 입사했다. 투신상품부, 개인상품부, 수신상품부 부장을 지냈으며 온라인채널본부장, 신용카드사업그룹 부행장, KB국민카드 부사장을 거쳤다.
후임 은행장 선임에 대해서는 시각이 엇갈리지만 예상외로 빨리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 구성원인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최종 징계권을 가진 금융위원회의 결정이 아직 남아 있지만 늦어도 다음주까지는 임 회장이 어떤 식으로든 거취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물론 임 회장이 "KB 명예회복을 위해 적절한 절차를 통해 정확한 진실이 규명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만큼 곧장 행장 선임 절차에 착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회장과 행장의 코드가 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 당국에서는 차제에 회장과 행장의 겸임체제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국민은행 측은 행장이 유고됐음에도 현재 경영활동은 정상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하반기 소폭 인사의 경우 임원 인사를 포함한 지점장급 간부 인사가 이미 마무리됐고 추석 명절 이후로 예정된 일선 직원들에 대한 인사 배치도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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