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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호 골프칼럼] 죄와 벌
입력1998-11-27 00:00:00
수정
1998.11.27 00:00:00
국내 팬(?)들의 극성에 못이겨 골프투어 시즌이 끝나기도 전에 박세리가 귀국했었다. 이리저리 끌려 다니던 슈퍼루키도 피로와 몸살을 이기지 못해 경기도중에 급기야 입원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어떤 이유에서든지 프로골퍼가 시합중간에 경기를 기권하는 것은 용납되지 않는다. 스프츠정신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돈과 명예를 쫓아다니는 프로선수들에게는 포기의 악령을 남겨 놓기 때문이다.
알콜 중독자 존 댈리가 금년도 US오픈에서 금단증세로 게임을 기권해 버린적이 있다. 그도 한때 최고의 갤러리를 몰고 다니던 필드의 풍운아였다.
그러나 자신을 잘못다스린 죄로 전신을 떨면서 울고 있는 추한 모습을 세계인에게 보여주었다. 그는 씻을 수 없는 수모로써 벌을 받은 것이다.
훌륭한 골퍼는 자신감과 집중력, 그리고 자신을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18홀의 라운드를 치르는 동안에 약 200번 정도 마음의 결정을 해야 한다고 하니 몸과 마음에 자신감이 없으면 경기 애당초 잘못 된 것이다.
자신이 선택한 결정과 몸동작이 일치하지 못해 셀프 컨트롤이 어려워지면 선수생명은 다한 것이다. 3, 4일간 경기를 치르는 투어골퍼를 지켜 보고 있으면 그들이 집중력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힘들어 하는가를 알게 된다.
해저드, 벙커같은 장해물이외 마음속으로 쌓여 가는 갈등 때문에 겉으로야 태연하나 속으로는 불이 타게 마련이다. 화가나서 채를 집어던지거나 꺾어버릴 수는 있지만 자의든 타의든 스코어를 속이거나 경기를 포기하는 것은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경쟁을 일삼는 프로골퍼들이 기억해둬야 할 「낙오자」란 제목의 시가 소개된 적이 있다.
「만신창이가 되어 죽음으로 내 몰릴 때/ 처절한 아우성이나 비굴하게 뒷걸음을 친다해서 누구도 탓하지 않는다./ 그러나 희망이 보이지 않더라도 싸우고 또 싸우는 그대의 모습은 최고의 게임을 보여주는 것으로 칭송 받는다./ 상처투성이로 기진맥진한 채 북새통같은 전투를 벌이는 그대가 간직해야 할 말이 있다./ 한 번만 더 죽기살기로 시도해 보아라, 그래야 힘든 삶을 살아갈 수 있을테니」 【강화병원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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