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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이재현 CJ회장 사건 파기환송]"최악은 피했다" 한숨 돌린 CJ, 산적한 전략사업 탄력 기대도

대법원이 10일 이재현 CJ(001040)그룹 회장의 상고심에 대해 파기환송을 결정하자 CJ그룹은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이 회장의 판결은 다시 고등법원으로 넘어갔지만 실형 확정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한 만큼 산적했던 CJ그룹의 주요 전략사업이 당분간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CJ그룹은 이날 대법원 판결이 나자마자 긴급 임원회의를 소집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번 판결 이후에도 이 회장의 경영 공백이 장기화될 가능성은 높아졌지만 구속 수감을 피한 것은 총수 부재에 따른 그룹의 경영 차질을 막아야 한다는 법원과 국민의 기대가 반영됐다는 판단에서다.

재계도 대법원의 이번 판결을 크게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이 회장의 부재로 잇따라 전략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재계순위 14위인 CJ그룹의 경영이 조속히 정상화돼야 대규모 투자와 고용 창출을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출소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잇따라 대대적인 투자계획을 밝히며 광폭 행보에 나서고 있다는 점도 이번 판결에 적잖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CJ그룹은 이번 판결의 의미를 감안해 우선 올해로 진출 20주년을 맞은 문화산업 경쟁력 확보에 그룹의 전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최근에는 CJ E&M, CJ CGV(079160), CJ헬로비전(037560) 등 그룹 내 문화콘텐츠 계열사에 10조원을 투자해 오는 2020년 글로벌 10위 문화콘텐츠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청사진까지 세웠다. 한류 열풍의 선봉장으로 부상한 CJ그룹의 문화콘텐츠 경쟁력을 극대화해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CJ대한통운(000120)도 글로벌 물류기업으로 변신하기 위한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올 초 4조5,000억원 수준인 연매출을 2020년까지 25조원으로 늘려 글로벌 5대 물류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밑그림을 내놓았다. 최근에는 중국 최대 냉동물류업체 룽칭물류 인수전에 뛰어드는 등 인수합병 행보도 본격화하고 있다.

그룹의 모태인 CJ제일제당(097950)도 라이신·메티오닌·알룰로스 등을 앞세워 차세대 바이오 기업으로의 체질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바이오산업은 대규모 투자가 수반돼야 하는 자본밀착형 산업이기에 CJ제일제당은 2000년대 초부터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 지속적인 투자를 단행해왔다. 'K푸드'의 첨병으로 부상한 CJ푸드빌도 올해를 기점으로 글로벌 외식시장 진출을 본격화해 한류 열풍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 회장의 공백이 장기화되면 CJ그룹의 사업 전반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CJ그룹의 전략사업이 궤도에 오르려면 적재적소에 발 빠른 판단과 투자가 필수적인데 이 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차질이 뒤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30대 그룹이 정부의 경기활성화 정책에 부응해 평균 투자액을 32% 늘린 반면 CJ그룹은 4%가량 증가하는 데 그친 것이 대표적이다. 앞서 CJ그룹은 이 회장의 공백에 따른 여파로 일본 APL로지스틱스 인수, 인천 굴업도 오션파크 건설, 수도권 택배 허브터미널 건립 등 주요 전략사업에서 줄줄이 고배를 마신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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