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구구조 변화는 앞으로 수십 년간 주요국의 소비와 생활 패러다임을 바꿀 트렌드입니다. 인구 변화는 중장기적인 예측이 가능하기 때문에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들을 일찌감치 찾아내 투자할 수 있습니다." 힐러리 나토프(사진) 피델리티월드와이드인베스트먼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서울경제신문과 서면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인구테마 펀드의 투자 매력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다.
나토프 매니저는 "개별 국가나 특정 업종에서 벗어나 인구변화 같은 글로벌 메가 트렌드에서 투자 아이디어를 찾아야 할 때"라며 "오는 2050년까지 전세계의 60대 이상 인구는 지금보다 20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선진국을 중심으로 고령화와 관련된 산업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토프 매니저는 피델리티월드와이드인베스트먼트의 한국법인인 피델리티자산운용이 지난달 17일 국내에 선보인 '피델리티글로벌인구테마펀드'를 책임지고 있다. 나토프 매니저가 헬스케어 업종을 담당하고, 아네타 와이님코 매니저가 소비재 업종을 맡는다. 이 펀드는 역외 펀드인 '피델리티글로벌데모그래픽스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 펀드다. 지난 2012년 3월 설정된 피델리티글로벌데모그래픽스펀드는 설정 후 3년간 54.3%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나토프 매니저는 "기존 인구구조 관련 펀드들은 주로 선진국의 고령화 현상에 중점을 뒀다"면서 "하지만 피델리티글로벌인구테마펀드는 △선진국의 고령화 △신흥국의 인구 증가 △신흥시장 중산층의 확대 및 이로 인한 생활습관의 변화 등 3가지 기준에 근거에 종목을 가려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신흥국의 인구가 꾸준히 증가해 오는 2050년에는 신흥시장의 중산층 인구가 45억명에 달할 전망"이라며 "도시에 거주하는 인구도 현재 보다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신흥국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생활습관 변화를 유심히 살펴봐야 성공적인 투자아이디어를 찾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피델리티글로벌데모그래픽스펀드가 자체 기준에 따라 선정한 투자유망 업종은 헬스케어와 글로벌 소비재 등이다. 지난 5월 말 기준으로 헬스케어에 41.5%, 소비재에 34.9%, 금융에 10.1%, 원자재에 5.1%, 정보통신에 4.3%의 자산을 투자했다. 나토프 매니저는 "헬스케어 기업들은 글로벌 인구 고령화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데다, 중산층의 의약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성장세가 가속화될 수 있다"며 "이머징마켓의 가처분소득이 증가하면 글로벌 소비자 브랜드와 금융 서비스 수요가 늘어나고, 함께 진행될 도시화는 산업재 업종의 강한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피델리티는 인구테마펀드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글로벌 연구인력과 조직을 총동원한다. 우선 인구구조 변화 요인들이 분명한 장기 성장 기업 약 1,000개를 가려낸다. 다음으로 인구구조 변화 요인이 장기 실적을 결정하는 주된 요인인지 아닌지, 비즈니스 모델의 건전성은 어떤지, 위험과 보상 간 균형은 어떤지 등을 고려해 200개 종목을 추려낸다. 이후 최종적으로 이익이 성장세인 기업 50~70개를 선정한다. 이런 절차를 거쳐 뽑아낸 유망종목은 사파리콤(safaricom·케냐 이동통신사)·로레알(L'Oreal·프랑스 화장품 제조사)·에코랩(Ecolab·미국 위생서비스업체)·램지헬스케어(Ramsay Healthcare·호주의 의료시설 운영기업) 등이다. 사파리콤은 중산층 확대 및 인구증가, 로레알은 중산층 성장, 에코랩은 인구 증가, 램지 헬스케어는 글로벌 인구 고령화의 수혜주로 분류된다.
나토프 매니저는 "헬스케어와 소비재처럼 구조적 성장세가 안정적인 업종에 주로 투자한다"며 "선진국과 신흥국의 구분이 없고, 업종도 가리지 않고 투자하기 때문에 거시경제 상황에 구애받지 않고 비교적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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