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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총격요청 사건] 다시 불거진 `총풍'... 정국 급랭

그동안 잠잠하던 「판문점 총격요청 사건」이 다시 불거져 경제청문회 개최와 내년도 예산안 처리 여부가 불투명하게 되는 등 정국이 급랭하고 있다.한나라당 이회창총재는 1일 「총풍」사건 수사를 야당파괴와 자신을 죽이기 위한 것이라며 강력 비난, 시급한 정치현안을 놓고 여야간 한판 싸움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10일 여야총재회담 이후 조성됐던 여야 대화 분위기는 온데 간데 없고 국회파행의 어두운 그림자가 다시 짙게 드리워지고 있다. 李총재는 『여권은 자신들이 필요로 할 때는 대화를 거론하고, 숨을 돌리면 목을 조르는 행태를 되풀이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선 예산안 처리를 위한 법적 처리시한(2일)이 이날로 하루 남았지만 처리전망은 불투명하고, 경제청문회를 둘러싸고도 여야가 일전을 벌일 태세다. 예산안 처리의 경우, 한나라당은 제2건국위와 안기부 관련 예산을 삭감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반면 여당은 「정치공세」라며 정면돌파 의지를 다지고 있어 여야간 일전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이다. 또 경제청문회를 놓고 여당은 국정조사계획서 단독처리 불사를 외치는 반면, 한나라당은 예산안 연계투쟁을 포함한 실력저지 방침을 정해 정국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게됐다. 특히 여권이 청문회를 단독으로 처리할 경우 정국은 급속도로 냉각될 게 뻔하다. 여권이 국정조사계획서를 단독 처리하겠다고 공언한 날인 2일이 예산안의 법적처리 시한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다소 부담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여권의 이같은 공언이 아직까지는 대야 압박 카드이고, 한나라당도 예산안 연계투쟁만은 가급적 자제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별 문제없이 넘어갈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을 감안하면 여야의 대격돌을 앞당기는 「뇌관」으로 작용할 수도 있어 주목된다. 게다가 청문회가 예정대로 열린다해도 그 파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권은 구정권과 한나라당의 경제실정을 부각시키려 할 것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그 책임의 일부를 현 여권에게도 떠넘기려는 등 맞불작전을 놓을려고 해 여야격돌은 피할 수 없게 된다. 특히 경제청문회와 관련, 김영삼전대통령 부자의 증언 문제가 여야 격돌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어 이 문제가 어떻게 정리되느냐도 향후 정국의 흐름을 좌우하는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내 내분도 큰 변수다. 한나라당이 내분을 수습하느라 여당견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국회는 여당주도로 운영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야당내 각 파벌이 서로 선명성 경쟁을 벌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이 와중에서 국회운영도 뒤죽박죽이 될 수도 있다. 정상적인 국회운영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고 잇는 여권은 판문점사건의 재론은 어디까지나 재판과정에서 한성기씨의 진술로 인해 불거진 상황으로, 검찰과 李총재측의 문제라며 한나라당에 대한 「자극적 언사」를 자제하고 있는 등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대여공세를 강화하면, 여권으로서도 마냥 무대응으로 있을 수 없다는 점에서 다각도로 전략을 세우고 있어 이래저래 12월정국은 전운이 감돈다.【양정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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