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단독] 50만달러 이상 해외직접투자 사전신고제 없앤다

해외 부동산 투자때도 취득경위서 없이 보고제로

외국환거래법 16년 만에 '네거티브'로 전면 손질

달러 배출 도움 기대… 6월 '하반기 정책'에 포함

건당 1만弗 이상 '제3자 지급'도 단순화


연간 50만달러(약 5억원)로 묶여 있는 해외직접투자(FDI) 사전신고 규제가 사라진다. 대규모 외환거래나 외환건전성과 관련된 거래 등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두 투자 후 보고로 전환된다. 또 개인과 법인이 해외 부동산을 사들일 때도 납세증명서 첨부 등 까다로운 취득경위서를 제출하지 않고 사후보고 절차만 밟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다만 국외 재산도피를 막기 위해 부동산 취득 후 국세청 통보 의무는 그대로 유지된다. 해외 탈세를 막기 위해 사전신고 중심으로 운영되던 외국환거래법 체계가 사후보고로 바뀌면 불황형 경상수지 흑자로 쌓여 있는 달러를 해외로 배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해외투자 활성화 및 외국환거래법 개정 방안을 이달 말로 예정된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 담을 계획이다.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주요 내용이 고시에 위임돼 있고 사전신고 위주로 돼 있는 외국환거래법을 전면 개편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투자 전 신고제가 사후보고제로 바뀌면 기업과 개인의 해외 자본·부동산 투자가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정부가 외국환거래법을 전면 손질하는 것은 지난 1999년 도입 이후 16년 만에 처음이다. 외환위기 이후 외환자유화 차원에서 도입된 외국환거래법은 일반적 법 체계와 달리 기재부 고시에 주요 내용을 위임한다. 그동안 부분적 개정이 반복되면서 규정은 오히려 복잡해지고 난해해졌다. 2005년도 해외투자 활성화 차원에서 대대적인 규제 완화가 이뤄졌지만 핵심 규제인 사전신고 중심의 골격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사전신고 규제는 FDI를 가로막는 가장 큰 원인이다. 지금은 연간 누적 50만달러 이상의 FDI는 무조건 외국환거래 은행에 사전 신고해야 한다. 투자진행 과정에서 금액이 일부 변경되는 경우도 같은 절차를 반복해야 한다. 빠르게 이뤄져야 할 의사 결정이 그만큼 느려지고 기업 인수합병(M&A)에 따른 보안 유지로 적극적인 투자 의지도 꺾일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복잡한데다 해외 탈세를 막기 위해 규제의 사슬로 얽혀 있는 외국환거래법 체계도 단순 명료하게 정비된다. 국내 본사와 해외 현지법인, 현지 거래업체로 이어지는 '제3자 지급' 규제 완화가 대표적이다. 현재 건당 1만달러가 넘는 대금지급 등 거래는 반드시 한국은행에 신고하고 허가를 받아야 한다. 불법 거래자를 양산한다는 비판으로 고시에 22개 예외조항을 뒀지만 법만 누더기로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이처럼 까다롭게 규정된 방대한 분량의 기재부 고시를 대폭 줄이는 대신 불가피한 경우 법을 개정해 담기로 했다. 불필요하거나 과도한 규제 중심의 포지티브 방식 법체계를 꼭 필요한 규제만 열거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바꿀 방침이다. 올해 연구용역과 공청회 등을 거쳐 개선방안을 마련한 뒤 내년 상반기 중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다는 게 정부의 로드맵이다.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외국환거래법으로 탈세를 막으려는 법 체계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유일하다"며 "거래 불편은 최대한 줄이되 모니터링을 강화해 탈세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법 체계를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