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연중 최고치를 찍으며 올 들어 처음으로 1,980선을 돌파했다.
올해 첫 거래일부터 급락했던 코스피지수는 1,967.19포인트로 시작해 석 달 동안 단 한번도 1,980선을 넘지 못하고 눌려 있었다. 하지만 외국인의 매수세가 3거래일 연속 몰리면서 연중 최고점에 도달했다. 시장전문가들은 지난해 말까지 펀드 환매가 지속되면서 올 들어서는 펀드 환매 부담이 줄어 시장의 주도권이 기관에서 외국인으로 넘어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당분간은 외국인의 투자 패턴을 면밀히 살피면서 투자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28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15%(3.03포인트) 오른 1,981.00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은 이날 2,268억원어치를 사들여 순매수 규모가 모처럼 2,000억원대를 넘었다. 반면 기관은 631억원 내다팔았고 개인 역시 1,699억원 순매도했다. 미국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점이 지표를 통해 드러나고 있고 중국의 경우 비록 드러난 경기지표는 좋지 않지만 경기회복을 겨냥한 정책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글로벌 투자가들이 한국 시장을 사들인 것으로 분석된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경제지표가 최근 두 달 동안 부진했지만 점차 회복 기미를 보이면서 글로벌 위험자산의 투자가 재개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외국인들이 낙폭 과대 대형주를 중심으로 한국 시장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조 센터장은 이어 "대형주 위주로 매수하는 것은 시장 자체의 상승세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수급 측면에서 외국인이 시장에 끼치는 영향력이 더욱 커질 수 있는 여건도 형성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8월23일부터 10월30일까지 45거래일간 외국인이 연속 순매수행진을 할 당시 국내 주식형 펀드(공모 기준)에서는 3조6,677억원이 빠져나가며 '환매의 벽'에 부딪혔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올 들어 국내 주식형 펀드로 총 13조9,655억원의 자금이 들어오는 등 기관투자가들이 환매에 나서는 분위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해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을 공격적으로 사들일 때 펀드 환매 장벽 탓에 2,100선을 돌파하지 못했다"면서 "하지만 올 들어 국내 주식형 펀드에 자금이 유입되면서 외국인이 조금만 사더라도 주가가 오르는 경우가 생겨 지난해보다 외국인이 덜 사도 지수는 더 많이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은 최근 일주일(21~28일)간 그동안 주가가 많이 내렸던 낙폭 과대 대형주를 중심으로 주식을 사들였다. 지난 일주일간 삼성전자(005930)를 2,263억원 순매수해 가장 많이 사들였고 현대차(005380)(1,808억원), 포스코(545억원), KB금융(464억원), LG전자(066570)(309억원), 하나금융지주(303억원), 현대모비스(012330)(272억원), LG유플러스(248억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들 종목은 대부분 지난주까지 조정을 받아오다 이번주 외국인의 순매수로 다시 반등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다시 2,000선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외국인들의 귀환과 더불어 기업의 이익 수준 상향, 중국 정부의 유동성 정책 확대 등도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아르헨티나·우크라이나 사태가 절정기를 마무리 짓고 주가를 눌러오던 대외악재 반영이 마무리되면서 2,000선 초반까지는 오를 수 있다"면서도 "그 이상을 뚫고 장기 상승 추세로 가기 위해서는 기업의 이익개선이 이뤄져야 하고 중국 정부가 위축된 소비·지출·투자를 살리기 위한 유동성 확대정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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