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재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신격호 총괄회장의 부인인 시게미쓰 하쓰코 여사가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해 소공동 롯데호텔로 향했다. 하쓰코 여사는 롯데호텔에 머물고 있는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영자 롯데복지장학재단 이사장,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등과 만나 가족회의에 참석했다. 하쓰코 여사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롯데 일가는 현재 일본에 머무르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제외한 채 가족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신동빈 회장이 언제 입국할지는 미지수다.
회의 내용 역시 알려지지 않았지만 경영권 재조정 방안을 비롯해 신동주 전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관계를 교통정리하는 방안이 거론됐을 것으로 점쳐진다. 형제의 어머니가 직접 한국을 찾은 만큼 적정 수준의 타협점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얘기가 들린다. 두 형제의 얘기가 서로 다르고 사안이 중대해 추가 논의가 진행될 가능성도 높다.
앞서 장남인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신격호 총괄회장이 신동빈 회장을 몰아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밝히며 그동안의 한국 롯데 측 입장을 반박했다.
한국 롯데는 이와 관련해 "신격호 총괄회장이 고령으로 거동과 판단이 모두 어렵다"며 지금까지의 입장을 뒤집었다. 정상판단이 어려운 상태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을 따라 적법한 절차 없이 신동빈 회장의 해임을 지시했다는 얘기다.
롯데 관계자는 또 경영권의 향방이 달린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과 관련해 "신격호 총괄회장이 영향을 미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단언해 신동빈 회장이 독자적으로 확보한 우호지분으로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음을 자신했다.
양측이 엇갈린 주장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롯데 일가가 어떤 결론을 내리느냐에 따라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이전에 갈등이 봉합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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