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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스토리]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10년투자밸런스 펀드'

4개 섹터별 가치투자… 올해만 470억 몰려<br>부문별 저평가주 발굴<br>새로운 투자전략 앞세워<br>전작에 버금가는 명성


애플ㆍ나이키ㆍ코카콜라ㆍ구글…. 이름만 대면 회사의 제품과 로고가 떠오르는 세계적인 기업이다. 이들은 오랜 기간 혁신과 차별화로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았고 사람들은 이들 회사의 제품을 넘어 브랜드와 철학을 소비하고 때로는 마니아를 자처한다. 애플의 로고를 혁신의 아이콘으로 이해하고 나이키 신발을 사면서 'Just do it'을 떠올리는 것처럼 말이다.

운용업계에서도 설립 후 한결 같은 철학으로 회사 자체를 브랜드화ㆍ상품화시킨 곳이 있다. 바로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시장에 일희일비 않고 성장 잠재력에 비해 저평가된 가치주를 발굴해 장기 투자로 수익을 낸다는 철학을 유지하며 국내 가치투자 대명사로 입지를 굳혔다. 이런 한투밸류운용이 지난해 3월 새로운 시도를 했다. 시장 추종 성격을 더한 '한국밸류10년투자밸런스(이하 밸런스) 펀드'를 출시한 것.

기존 '한국밸류10년투자(이하 10년투자) 펀드'의 목표가 '금리를 이긴다'였다면 10년투자 이후 6년 만에 내놓은 밸런스는 '시장을 이긴다'를 앞세웠다. 펀드에 시장 추종 전략이 더해지면서 일각에서는 '한투밸류운용의 변심'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이 펀드의 책임운용역인 이채원 한투밸류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 겸 부사장은 "절대적 가치투자와 상대적 가치투자의 차이라고 보면 된다"며 "가치투자라는 철학은 오히려 더 공고해졌다"고 밝혔다.

10년투자와 밸런스의 전략은 각각 '전국에서 상위 100명 뽑기'와 '지역별 상위권 나눠 뽑기'로 이해하면 쉽다. 10년투자가 업종에 관계없이 주가수익비율(PER) 등을 기준으로 절대 저평가된 주식을 산다면 밸런스는 경기민감수출군(정보기술(IT)하드웨어ㆍ자동차 등), 경기방어수출군(IT서비스ㆍ에너지 등), 경기방어내수군(전력가스ㆍ통신 등), 경기민감내수군(은행ㆍ소비재 등) 등 4개의 카테고리를 나눠 그 안에서 저평가된 주식에 투자한다. 매니저 전망을 배제하고 업종별 비중을 시장 비중과 같게 유지하면서 시장과의 괴리를 좁히는 게 이 펀드가 말하는 '시장 추종' 또는 '시장 변동성의 반영'이다.



통상 액티브 펀드는 펀드 매니저의 전망에 따라 특정 업종 주식이 포트폴리오에서 전부 빠지거나 반대로 크게 늘어난다. 반면 밸런스 펀드는 업종 전망 없이 4개 섹터별로 싼 주식을 무조건 담는다. 이 부사장은 "상품 다양화와 가치투자의 대중화 차원에서 내놓은 상품으로 가치투자라는 철학은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밸런스 펀드는 회사 모델포트폴리오(MP)를 90% 반영한다. MP 회의는 일주일에 한 번 있는 회의와 수시로 이뤄지는 정보 교환으로 완성된다. 연평균 1,500회의 기업 탐방을 통해 지난 6년간 모인 정보는 한투밸류운용이 자체 제작한 웹 시스템을 통해 사내에서 수시로 공유된다.

새로운 가치투자 전략과 함께 10년투자가 쌓아둔 신뢰 덕에 밸런스 펀드 순자산이 731억원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국내 주식형 펀드의 환매 속에 설정 초반 자금이 유입되지 않는 어려움도 겪었지만 하반기부터 시작된 개별 종목 장세와 가치주들의 선전 속에 올해 들어서는 무려 473억원을 끌어모았다. 수익률 역시 연초 후 3.89%, 설정 후 7.75%를 기록하며 전작(10년투자)의 명성에 버금가는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환매 제한이 짧다(90일)는 점도 매력 포인트로 부각됐다. 10년투자는 환매 수수료 부과 기간을 3년까지 적용해 가치투자 초보자에게는 다소 부담스러운 조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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