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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팅 중기] (2) 대림금속
입력1999-03-08 00:00:00
수정
1999.03.08 00:00:00
갓 부도난 회사 경영진들이 가장 신경쓰는 일은 채권자를 비롯한 외부인들을 만나 설득하는 일이다. 부도의 원인이 외부에 있다고 믿을수록, 자신이 책임을 지고 한고비만 더 넘기면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일수록 이런 경향은 더욱 두드러진다.대림금속(대표 이국권)의 경영진에게 외부인 설득보다 힘겨웠던 일은 직원들의 떨어진 사기를 다시 북돋워주는 일이었다.
국제통화기금(IMF) 한파가 몰아치던 지난 97년 12월말 부도사태를 맞은 이 회사의 당시 직원은 190여명이었다. 분말야금업체인 대림금속은 당시만 해도 튼튼하기로 이름난 업체였다. 직원들도 회사에 대한 믿음이 남달랐다.
그러나 부도이후 상황은 급변했다. 월급이 한달, 두달 밀리면서 회사를 떠나는 사람이 늘어갔다. 남아있는 사람들의 사기도 땅에 떨어졌다.
이 회사의 부도원인은 기아, 만도, 수산중공업 등 대형 거래업체의 부도와 환율급등, 그리고 천안의 냉간단조공장 등에 대한 과도한 투자였다.
부도이후 서너달은 그때까지 남아있던 재고로 버텼으나 이것이 바닥나면서 더 어려워진 상황에 부딪혔다. 수입에만 의존하고 있던 원료구입이 쉽지 않았다. 부도이후 현금으로만 원료를 사야 했기때문이었다.
제품규격이나 품질문제 등으로 갑작스런 거래선 바꾸기가 쉽지 않은 분말야금제품의 특성상 거래업체들의 이탈은 거의 없었으나 원료구입난으로 오히려 납품이 문제가 됐다.
월 15억원 이상이던 매출이 4억원대까지 추락하면서 힘겨운 살아남기 노력이 진행됐다. 괴산공장을 처분하고 열교환기 설비도 매각하는 등 군살빼기를 본격화했다. 천안의 냉간단조공장도 분리했다. 직원들도 원재료 구입비 마련을 위해 월급을 한푼도 받지 않고 4개월이상 버텼다.
지난해 8월 화의인가결정이 내려지면서 사정이 차츰 호전돼기 시작했다. 거래선의 주문이 회복되면서 매출도 늘어났다. 월 4억원선이던 매출액이 4,000~5,000만원씩 늘어나더니 지난달에는 7억원에 이를 정도로 회복됐다.
지금은 그만둔 직원들의 퇴직금을 전액 지급한 것은 물론 월급도 정상적으로 지급하고 있다. 300만원이하의 소액채권도 지난해까지 전액 상환했다.
현재 남아있는 부채는 180억원정도. 조건도 5년거치 5년분할상환이라 오히려 부도이전보다 여유가 있다. 거래업체가 부도이전보다 오히려 늘어난 250여개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회복세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른 분말야금업체와는 달리 자동차(40%), 가전(40%), 기타(20%) 등으로 적절히 분배된 매출비중도 위기극복에 도움이 되고 있다.
『500만달러 규모의 외자유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대림의 기술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투자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업체가 있습니다. 현재 구체적인 협상이 진행중입니다』
이 회사 구효진 이사의 귀뜸이다. 그는 『대림금속은 이제 회복을 넘어 새로운 도약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02)869-6921 【정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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