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앉아서 떼돈 번 부자들 비결
고액자산가 1만8000명 이자·배당으로 10조 벌었다
이연선기자 bluedash@sed.co.kr
국내 금융자산가들이 한 해 이자와 배당으로 벌어들인 금융소득이 10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융소득으로 한 해 1억원 이상을 벌어들이는 고액자산가가 1만8,000명에 이른다.
1일 국세청과 한국은행∙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2011년 금융소득 종합과세 신고자는 5만1,231만명이며 이들의 금융소득은 10조2,074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금융소득 1억원 이상인 자산가는 1만7,537명으로 전체의 34%를 차지했다.
특히 금융소득 5억원을 초과하는 신고자는 3,063명으로 금융소득은 모두 5조3,697억원이었다. 금융자산가 3,000여명이 이자와 배당으로 1년 만에 5조원을 웃도는 돈을 벌어들였다는 얘기다. 이들의 금융소득 외 소득은 총 2조177억원으로 금융소득의 37.6%에 불과했다. 이자나 배당 소득이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연금소득 등 다른 소득보다 2.66배나 많은 셈이다.
금융소득 3억원 초과~5억원 이하인 신고자도 2,416명(9,250억원)이었고 2억원 초과~3억원 이하는 2,847명(6,910억원)이었다.
또 금융소득 종합과세 신고자의 절반가량은 서울 거주자였다. 서울 신고자가 2만5,569명으로 거의 절반(49.9%)을 차지했고 이들의 금융소득은 6조3,285억원으로 전체의 62.0%에 달했다.
금융자산가들이 한 해 10조원을 웃도는 금융소득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은행∙보험∙증권 등에 맡기거나 투자한 금융자산이 많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한 해 3~4%의 이자가 붙는 은행예금만 해도 상당한 수준. 지난해 6월 말 기준 저축성 예금 880조2,959억원의 절반가량(425조4,940억원)이 계좌당 5억원을 웃도는 자산가의 예금이었다.
그러나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이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하향조정됨에 따라 금융자산가들의 세금 고민이 깊어졌다. 업계에서는 금융소득 신고 대상자가 현재의 4배 육박하는 2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예금 등의 선호도가 떨어지고 물가연동채권∙브라질채권 등 절세 상품으로 자산이 이동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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