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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대리석 시장 놓고 한샘 - 영세업계 갈등

"자회사 일감 몰아줘 시장 잠식"… "균일한 품질 유지 위한 선택"

석가공조합 "中 저가제품 수입해 고품질로 둔갑시켜 소비자 기만"

한샘 "제품 하자율 업계 최저수준… 내부거래 치중 조합 주장과 달라"

부엌 싱크대 상판에 설치하는 인조대리석 시장을 둘러싸고 한샘과 중소 가공유통업계 사이에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한국인조석가공업협동조합은 30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기업 한샘이 골목상권인 인조대리석 시장에서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와 중국산 저가제품 대량공급으로 시장잠식 등을 자행하고 있다"며 "대부분 매출이 1억~3억원에 불과한 영세 사업자가 주축인 인조대리석 시장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조대리석은 가정에서 싱크대나 식탁 등의 상판으로 들어가는 제품으로 이를 가공·유통하는 업체는 전국적으로 1,000여개에 달한다.

맹성국 인조석조합 이사장은 "한샘이 계열사인 한샘이펙스를 통해 인조대리석 시장에 진출하면서 중소 가공유통업체들이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다"며 "한샘이펙스의 매출이 2013년 614억원에서 지난해 1,222억원으로 2배나 늘어났지만 중소기업들은 이케아 진출이란 악재에다 대기업 한샘까지 시장에 들어오면서 살 길이 막막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샘 측은 당초 인조대리석을 중소 가공업체들로부터 납품 받았지만 시공과 설치 등 전반적인 서비스와 균일 품질 유지가 어려워 한샘이펙스를 설립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김동성 한샘 홍보팀장은 "한샘이펙스 매출도 지난해 710억원 수준이고 내부 거래 비중도 가장 많았던 2010년이 56%로 집계되는 등 각종 수치가 조합이 주장하는 것과 다르다"면서 "한샘은 보다 저렴하면서도 질 높은 제품과 서비스를 공급하기 위해 한샘이펙스를 통해 제품을 공급하고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맹 이사장은 "한샘은 소상공인 영역까지 침범해 내부 거래를 통해 사익을 추구하면서 가구 사업의 전후방 연관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중국 저가 인조대리석 원료를 직접 수입해 만든 제품(한샘스톤)을 고품질 제품으로 둔갑시켜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태까지 보이고 있는 실정"이라고도 비판했다. 조합에 따르면 한샘이 중국에서 수입하는 원료는 석유계로 만든 UP(Unsaturated Polyester) 자재로 기존 아크릴계 MMA(Methacrylate)와 겉으로는 구분되지 않지만 30% 이상 저렴하고 열에 약하고 내구성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MMA를 재료로 하는 인조대리석은 세계 일류제품으로 선정돼 있으며 제일모직·LG하이막스·한화 등 대기업들이 생산하고 있다.

맹 이사장은 "몇 년 전에도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UP 재료로 만든 인조대리석을 공급했다가 시장의 외면을 받고 퇴출된 적이 있다"며 "한샘이 값싸고 질 낮은 중국 제품을 들여와 시장을 교란하고 나면 한샘은 철수하고 다른 사업으로 확장하면 되지만 이 업을 통해 영위하는 다수의 가공유통업체들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김 팀장은 "인조대리석 상판에는 다양한 원자재가 들어가는데 한샘이 사용하는 UP 자재가 가격이 조금 저렴하다고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 없다"면서 "자체적으로 수행한 품질검사에서 한샘 제품의 하자율이 업계 최저 수준으로 내구성이 높은 것으로 판명됐다"고 주장했다.

한편 인조석조합은 영세 인조석가공업계의 품질 향상을 위해 MMA 제품에 대해 단체 표준을 제정하는 등 소비자 신뢰를 높이는 등 다각적인 자구책 마련에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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