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2·4분기에 시장 기대를 한참 밑도는 우울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각 실무 사업부는 실적 반등의 모멘텀을 찾기 위한 방안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스마트폰 'G4'의 부진과 TV 부문의 적자로 인한 실적 부진을 딛고 차세대 먹거리인 자동차 부품 사업 등을 중심으로 기업간거래(B2B) 시장을 강화하는 한편 새로운 차원의 초고가 프리미엄 폰을 출시해 '턴어라운드'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2·4분기에 3,200억원대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 분기(3,050억원)보다는 4.6% 정도 상승한 실적이지만 시장 컨센서스(4,130억원)에는 훨씬 못 미친다. 특히 전년 동기(6,100억원)보다는 47% 이상 떨어진 규모다.
이처럼 2·4분기에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아 든 것은 LG전자의 시장 지배력이 높은 브라질·러시아 등 신흥국의 통화 약세가 장기화되면서 TV와 가전 등의 판매가 신통치 않았기 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LG전자의 역작으로 평가 받았던 G4의 부진도 실적 하락을 부추겼다. 지난 4월 출시된 G4는 전작인 G3와 비슷한 판매 추이를 보이고 있음에도 애플과 삼성전자를 따라 잡기 위한 막대한 마케팅 비용 때문에 2·4분기 이익률이 1~2%대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국내 휴대폰 시장에서 20%대를 지켜오던 점유율이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10% 초반으로 하락한 것도 LG전자를 실적 부진의 늪에서 헤매게 만든 요인이다.
LG전자는 하반기 실적 반등의 모멘텀을 고수익 확보가 보장되는 프리미엄 시장 확대를 통해 마련한다는 계획이다.우선 해외 경쟁사들의 가세로 관련 시장 자체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LG전자는 대표적인 프리미엄 TV인 올레드 TV의 B2B 시장 공급을 늘려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최근 세계 최대 규모의 리조트 전문 기업인 미국 인스피라토에 관련 제품을 독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처럼 '규모'와 '지속성'을 동시에 담보할 수 있는 B2B 고객을 늘려가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2013년 신설된 VC(자동차 전장부품)사업본부가 글로벌 완성차 회사와의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LG전자로서는 호재다. 메르세데스벤츠와 무인차에 탑재되는 카메라 시스템을 공동개발하기로 한 LG전자는 인도 1위 자동차 회사인 타타자동차에도 잇따라 부품을 공급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여기에 조준호 MC사업본부장(사장)이 4·4분기 출시를 목표로 야심 차게 준비하고 있는 초고가 프리미엄 폰이 G4의 부진을 말끔히 씻어내는 흥행 성적을 거둔다면 LG전자의 실적 반등폭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환율 불안이라는 대외 변수의 영향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프리미엄 TV 시장 확대와 신제품 출시 등이 맞물리면 하반기부터는 수익성 개선이 가시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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