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전 총재는 산은에 역할과 원칙을 정립했다. 산은 총재였을 당시 직원들은 해외 연수를 다녀와 퇴직하고 대학교수로 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정 전 총재는 ‘직원들이 조직을 위해 투신해야 한다’며 해외 연수 제도를 폐지했다.
국가관이 뚜렷하고 업무추진력이 남달랐던 그는 전형적인 ‘큰형님 리더십’을 보여줬다는 게 그와 함께 일한 산은 직원들의 회고다. 원로 금융인이 기억하는 그는 금융인이라기 보다 정치적인 인물에 가까웠다. 그러나 오히려 그 때문에 외풍이 심하던 당시 은행들의 ‘바람막이’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 전 총재는 이 같은 리더십을 바탕으로 역대 은행연합회장 가운데 유일하게 3,4대 2회에 걸쳐 회장직을 맡았다. 재임시 현재 서울 명동에 자리 잡은 은행회관 건립을 결정했다. 금융경제연구소를 사단법인 한국금융연구원으로 분리 독립시켰고, '근로자퇴직적립신탁' 상품을 도입했다.
유족으로 부인 김인경씨와 소영·수영·태준·태훈씨 등 2남2녀, 사위 이경재 이마산업주식회사 부회장이 있다. 빈소는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은 29일 오전 10시 30분. 장지는 이천호국원. (02)2227-7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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