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만 해도 시청자들 사이에선 '인터넷TV(IPTV)는 볼 게 없다'는 인식이 강했다. 케이블TV에 비해 인기 채널 수가 적었던 데다 딱히 차별화되는 서비스도 없었던 탓이다. 이 때문에 2009년 IPTV 서비스가 시작된 후 3년 여 동안 가입자 수는 500만명에 그쳤다. 그런데 최근 1년 사이 700만명(5월 기준)으로 불어났다. 콘텐츠와 신규 서비스 경쟁에 불이 붙은 덕분이다. 전체 유료방송 시장에서 IPTV 점유율이 빠르게 높아지자 IPTV 서비스업체들은 공격적인 가입자 목표치를 잡고 더욱 고삐를 죄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는 올해 200만명, 내년 말까지 300만여명의 B tv 가입자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IPTV 시장 1위인 KT 올레TV의 경우 올해 500만명 달성을 목표로 잡았고, 지난해 10월 구글과 손잡고 선보인 u+ tv G로 가입자몰이 중인 LG유플러스는 올 연말까지 150만명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LG유플러스는 u+ tv G 출시 후 매월 6만명 이상의 신규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이전보다 2배 가량 많은 새로운 가입자가 모여들고 있는 것. 현재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의 IPTV 가입자 수는 각각 440만명, 165만명, 130만명이다.
3사가 이 같은 목표치를 달성할 경우 올해 말 국내 IPTV 시장은 가입자 850만명 규모로 성장하게 된다. 서비스 초기 3년간 500만명을 확보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1년 만에 250만명 을 더 늘린다는 것으로 상당히 공격적인 목표다. 올레TV를 추격하고 있는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는 가입자가 각각 300만명, 210만명을 넘기는 시점부터 안정적인 수익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순종 LG유플러스 IPTV사업담당 상무는 "예전엔 유선서비스 중에서 인터넷이 대표상품이었지만 지금은 IPTV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IPTV와 케이블TV 서비스는 채널 수 차이가 거의 없어진 데다 IPTV에 클라우드ㆍ게임ㆍ다채널 시청 등의 융합 서비스가 잇따라 도입되면서 IPTV 시장이 커지고 있다. 올레TV스카이라이프 같은 결합상품 덕도 컸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통신상품과 IPTV를 묶은 새 결합상품 출시를 준비하는 등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 IPTV 업체 관계자는 "현재 1,400만명 수준인 케이블TV 시장을 IPTV가 차츰 잠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관계자는 "5년내 IPTV 가입자 1,500만명 확보가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국내 유료방송 시장 규모는 2008년 1,941만명에서 2011년 2,428만명으로 커졌으나 같은 기간 케이블TV 시장은 1,501만명에서 1,477만명으로 위축됐다. 지난 4월에 1,492만명까지 회복됐지만 IPTV 성장세에는 못 미친다. 이와 관련, 케이블TV 업계에선 현재의 방송법 탓이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케이블TV 업체 관계자는 "진화된 서비스를 선보여야 하는데 제도적인 차별로 인해 불리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케이블TV의 경우 케이블TV 가입자의 3분의 1로 가입자 유치가 제한되지만, IPTV는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의 3분의 1까지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어 케이블TV보다 유리한 입장이다.
케이블TV와 IPTV에 적용되는 규제가 다른 이유는 케이블TV는 각 지역의 업체가 제공하는 지역 밀착 서비스로, IPTV는 인터넷망과 결합한 신규 방송 서비스로 출범하는 등 서비스 육성 방향이 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규제는 스마트TV나 다양한 융복합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는 환경 변화에 따라 더 이상 실효성이 없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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