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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 작업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한동안 웃을 일 없던 하나금융이 '삼둥이' 덕분에 오랜만에 미소를 짓고 있다.
15일 하나금융에 따르면 지난 4월 출시한 하나은행의 광고가 큰 인기를 끌며 유튜브 동영상 조회 수 87만뷰를 돌파했고 메이킹 영상 조회 수도 28만뷰를 넘어섰다. 연기자 송일국씨의 자녀인 세 쌍둥이 대한·민국·만세는 아빠와 아이들이 함께 생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TV 리얼리티 방송에서 얼굴을 알리며 '삼둥이'라는 이름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그동안 노조의 반대 등으로 통합 작업이 법정 공방으로 번지면서 우울한 뉴스만 노출됐던 하나금융은 악기를 연주하며 노래하는 삼둥이의 유쾌한 모습을 담은 이번 광고를 통해 이미지 반전에 성공하고 있는 모양새다. 양행이 광복 70주년을 기념해 출시한 대한민국만세 예·적금도 삼둥이의 얼굴이 새겨진 통장이 큰 인기를 끌면서 삼둥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은행보다 삼둥이의 덕을 더 본 곳은 가장 앞서 삼둥이를 모델로 기용했던 하나카드다. 하나카드는 외환카드와 내놓은 첫 번째 통합 카드 상품인 싱크(Sync) 카드를 출시하면서 삼둥이를 통해 새로운 상품에 대한 밝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현재 유튜브에 게재된 광고 동영상 조회 수는 20만뷰를 넘었고 이외에 메이킹 영상은 215만뷰, 3회로 구성된 광고 비하인드 영상은 총 170만뷰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페이스북 영상 조회 수까지 합하면 총 850만뷰가 넘는 숫자다.
하나카드는 삼둥이 광고가 히트를 치자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추가 광고를 했다. 삼둥이의 모습을 담은 행복운전 차량용 스티커를 8만장 제작해 무료로 배포하기로 하자 90만명이 이벤트에 참여했고 스티커 인증사진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고객에게 경품을 주는 행사에도 약 7,500명이 동참했다.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어벤저스가 상영될 때는 극장 광고로도 제작, 방영했다.
부가적인 효과는 더 있다. 하나카드 광고는 지난달로 끝났지만 하나은행이 4월부터 TV 광고를 시작한 덕에 계속 광고를 하는 것 같은 효과를 누리게 된 것이다. 모델 선점 효과로 대중이 하나은행의 광고를 보면서 직관적으로 하나카드를 떠올리게 됐다는 것이 하나카드 측의 설명이다. 모델로 섭외할 당시에는 삼둥이가 TV 광고를 찍은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모델료 역시 저렴했다. 실제로 하나은행은 하나카드가 지불한 광고비의 약 3배에 가까운 금액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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