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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금융위원장이 "통신사·유통사가 등이 인터넷은행에 참여 의사를 밝힌다면 당국도 적극 돕겠다"고 밝혔다.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제한을 받는 대기업집단이라도 관행과 타성에 젖은 금융권에 충격을 줄 수 있는 능력 있는 플레이어가 있다면 금산분리 완화를 담은 은행법 개정안의 국회 논의과정에서 발 벗고 지원사격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임 위원장은 그러면서 "(금융)규제 개혁이 금융개혁에서 절반을 차지할 만큼 비중이 높지만 국민이 체감하려면 아직 한참 멀었다"며 "포기하지 않고 개혁과제를 시종일관 밀고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23일 취임 100일을 맞는 임 위원장은 지난 19일 밤 서울경제신문과 단독으로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구상을 전했다. 임 위원장은 20여분간의 짧은 인터뷰에서 금융개혁 추진방안을 비교적 소상히 밝혔다.
개혁의 방점은 금융회사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으로 모아진다. 개별 금융회사들이 역동성을 잃지 않고 다양한 생존방식을 스스로 찾아나서도록 '메기 투입'도 주저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도입방안을 발표한 인터넷은행이 단적인 사례다. 수많은 회원과 정보력을 보유한데다 보안 솔루션과 리스크 관리능력 등을 두루 갖춘 통신사나 유통사가 인터넷은행에 참여하는 것이 금융혁신 차원에서 긍정적이라는 설명이다. 임 위원장은 "금융권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업권이 들어온다면 우리로서는 대환영"이라며 "기존 은행이 중심이 돼서는 인터넷은행이 절대 성공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에 따라 오너 체제가 아닌 KT, 지난 2002년 인터넷은행 '브이뱅크'를 추진했던 SK텔레콤, 롯데그룹 등이 적극적으로 나설지 주목된다.
규제개혁을 통해 금융 서비스의 질적 도약을 도모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임 위원장은 "금융회사들이 차별성 없이 판에 박힌 영업형태를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업무범위 등 영업 관련 규제를 대폭 정비하고 사전적 규제는 사후적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바꿔야 악화일로의 금융산업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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