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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in 마켓] 해외로 눈돌리는 중소형 건설사

동남아 소규모 프로젝트 늘어 수혜 예상<br>정부 자금 지원도 추진… 동아지질 등 눈여겨볼만


국내 건설 경기 불황이 길어지면서 건설사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최근들어 해외 시장에서 중소형건설사들이 수주를 노릴 수 있는 중소형 규모의 프로젝트가 늘고 있다. 또 이달 말께 정부가 중소형 업체들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도 내놓을 예정이어서 해외 수주 능력이 검증된 중소형건설사들의 반등이 예상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18일 금융투자업계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 민간 건축 시장 규모는 지난 2007년 76조 5,000억원에 달했으나 작년에는 51조원 규모로 34%나 줄어들었다. 공공부문 수주 역시 빠른 속도로 위축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특히 국내 시장에 대한 비중이 높은 중소형건설사들에게 큰 타격을 주었다. 한계 상황에 달하는 기업들이 무너지는 사례가 속출했으며, 현재 50대 건설회사 중 16곳이나 구조조정에 들어갔을 정도다.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건설 사업이 이미 쇠퇴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앞으로도 건설사들이 국내 시장에서는 답을 찾기가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이처럼 어려움에 처한 국내 건설사들에게도 돌파구는 있다. 바로 해외 시장이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누적 해외수주는 229억 7,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6.9%나 증가했다. 특히 아시아 지역의 경우 수주액이 99억 4,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87.1%나 늘었다. 물론 지금까지의 해외 수주는 대부분 삼성물산ㆍ현대건설ㆍGS건설 등 해외 시장 경험이 풍부한 대형사에게 돌아갔다.

하지만 앞으로는 중소형건설사에게도 해외 공사 수주의 기회가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중동과 베트남ㆍ인도네시아ㆍ인도 등 동남아시아에서 중소형 규모의 인프라 건설 투자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HMC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인도의 사회기반시설 투자 예정 금액은 4,850억달러이며, 베트남은 2,600억달러, 인도네시아는 1,900억달러가 예정돼 있다. 특히 이들 지역의 건설 발주 프로젝트들 규모를 보면 10억달러 미만의 소형프로젝트 발주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조건은 중소형 프로젝트에 대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 중소형건설사들의 해외 진출에 유리한 조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 정부가 이달 말께 내놓을 계획인 중소형건설사들의 해외 진출 시 금융기관을 통한 지급 보증 확대와 자금 지원도 이들의 해외 진출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광수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특히 경남기업ㆍ동아지질ㆍ코오롱글로벌ㆍ태영건설ㆍ한라건설ㆍ한신공영이 이 같은 해외 진출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이들 기업들은 최근까지 수주경험을 통해 해외조달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면서 “외부 환경의 변화, 정책적 지원을 통해 이들 기업들의 해외 진출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성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특히 터널사업과 지반개량사업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동아지질을 주목했다. 동아지질은 올해 해외 신규수주액 목표를 전년 동기대비 49% 증가한 5,000억원 수준으로 잡고 있다. 강 연구원은 “올해 수주를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싱가폴 파워케이블, 싱가폴 메트로, 카타르 메트로 등”이라며 “특히 국내 건설업체가 싱가폴 및 카타르 메트로 수주에 성공할 경우 동아지질의 수주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동아지질의 1ㆍ4분기 신규수주액은 500억원으로 다소 부진했으나, 대규모 프로젝트 발주가 2ㆍ4분기와 3ㆍ4분기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신규 수주 모멘텀이 강하게 발생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국내 경기 상황이 여전히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데다가 해외 수주의 경우 변수가 많아 아직 상황을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근 베트남에서 3건의 도로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중견건설업체의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건설 업종은 이미 사양 산업이기 때문에 해외 시장 진출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중견 업체들의 경우 신용도가 낮기 때문에 금융권에서 보증을 서주면 해외 진출에 도움이 되겠지만, 전 세계 경기 불황으로 해외 시장에서도 중국ㆍ일본ㆍ유럽 업체들과의 경쟁이 치열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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