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현대차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현대차와 합작 파트너인 베이징차는 충칭시 정부의 적극적인 협조와 연관산업의 협력관계 등을 고려해 충칭을 4공장 입지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 추석을 전후해 직접 충칭시를 방문, 쑨정차이 충칭시 당서기 등과 만나 최종 조건을 조율할 예정이다. 충칭시 측은 현대차 측에 공장설립을 서둘러 오는 12월 이전에 착공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20일 설영흥 현대차 부회장도 충칭시를 방문해 쑨정차이 서기를 면담하고 4공장 설립 문제를 논의했다.
현대차는 지난 2002년 베이징차와 합작으로 중국에 첫 진출한 후 베이징 순이구에 1, 2, 3 공장을 세우고 연간 103만대의 자동차를 생산ㆍ판매하고 있다. 네번째 공장인 충칭 공장은 국가급 경제신구인 량장신구 내 위푸공업원에 자리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충칭 4공장은 신형 엘란트라와 투싼 등과 함께 중국형 NF쏘나타인 링샹 등을 포함해 연간 20만대 이상의 생산 라인을 갖출 예정이다.
현대차는 베이징현대차의 연간 생산ㆍ판매량을 2015년 200만대로 잡고 중국 내 시장점유율 10%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 한국의 생산량이 186만대를 기록한 만큼 4공장 완공 이후 양산이 시작되면 중국 생산이 한국의 생산을 넘어서게 된다.
산시성 시안, 후베이성 우한, 쓰촨성 청두, 안후이성 허페이, 충칭 등 여러 후보지역 중 현대차가 충칭을 선택한 것은 우선 내륙도시임에도 3,000톤급 화물선 운항이 가능한 장강수로로 상하이 푸둥 양산항에 연결되는 양호한 물류환경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내 정치적 안배도 고려됐다. 충칭은 보시라이 사건으로 수십명의 공직자가 비리에 연루되며 기업유치에 차질을 빚고 있다. 자칫 최근 보시라이 사건 이후 충칭시에 대한 홀대가 민심을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가 충칭시에 4공장을 확정하며 현지도부의 서부개발 정책에 부흥하고 차세대 지도자인 쑨정차이 현 충칭시 당서기의 실적을 챙겨준 셈이다. 쑨정차이는 후춘화 광둥성 서기와 함께 리커창 이후 차기 총리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2006년 43세의 나이로 최연소 농업부장에 올라 2009년 지린성 당서기를 거쳐 보시라이 사태 이후 충칭시 당서기로 임명돼 지도자 수업을 받고 있다. 현대차와도 인연이 깊다. 10년 전 현대차가 중국에 처음 진출할 당시 쑨정차이는 베이징 순이지역을 관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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