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금융계에 따르면 KB금융의 사외이사들이 대추위 구성과 관련한 정관 변경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KB금융의 대추위는 회장 1명과 사장 1명, 사외이사 2명 등 총 4명으로 구성되는데 이 중 사외이사 1명을 더 추가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사외이사들은 이번달 13일 개최된 이사회에서 관련 안건을 상정했다가 차기 이사회로 처리 시점을 미룬 상태다.
현재 대추위는 사실상 사외이사들의 영향력이 없었다. 표결 결과가 가부동수일 때는 회장이 결정권을 가져가 사실상 회장이 행장 등 계열사 대표의 인사권을 쥐고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에 KB금융 사외이사들은 예전부터 줄곧 대추위 구성 방식 변경을 요청해왔지만 어윤대 KB금융 회장의 완강한 반대에 부닥쳐 변경안을 관철시키지 못했다. 이번 이사회에서도 어 회장을 의식한 일부 사외이사들이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제시해 안건 처리를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대추위 구성 변경안은 오는 7월12일 이사회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임영록 KB금융 회장 내정자가 회장에 정식 임명되며 호선제인 KB금융 사장을 임 회장 내정자가 그 자리에서 선임한다. 차기 은행장 선임을 위한 대추위는 이사회 후 다음주께 열리게 될 예정이다.
대추위 구성이 변경될 경우 계열사 대표 선임에 사외이사들의 입김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일부 은행장 후보들은 사외이사들에게 어필하기 위한 작업에 나서고 있을 정도로 대추위 구성 변경 움직임이 차기 은행장 선임 구도에 민감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차기 은행장 윤곽도 다음달 12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은행장 후보로 거론 중인 윤 부사장과 김 부행장은 KB금융 사장의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KB금융 사장이 서열상 2인자인 만큼 나이와 연륜 등을 고려할 때 윤 부사장이 사장 자리에 임명되면 최 사장이 은행장을, 김 부행장이 사장 자리에 오르면 윤 부사장이 은행장 자리에 선임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한편 임 회장 내정자는 이날 오전 서울 명동 본사를 찾아 이달 7일부터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는 국민은행 노조 관계자들과 한 시간가량 면담을 했다.
이 자리에서 임 회장 내정자는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는 의사를 노조 측에 전달했으며 노조도 "내부 의견을 취합해 19일부터는 출근 저지 투쟁을 중단하겠다"고 밝혀 임 회장 내정자 임명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일단락되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