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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통령 회견 일문일답] "빅딜이 개혁전부 아니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24일 오전9시부터 1시간여동안 연두기자회견을 갖고 개각, 남북문제, 여야관계, 내각제 등 주요 국정현안에 대한 소신과 계획을 밝혔다. 다음은 기자회견 일문일답 요지.◇개각 -정부의 경영평가에 따른 개각요인이 있다. 개각의 폭과 시기는. 개각시 청와대비서실도 함께 개편할 생각인지. ▲결론적으로 말해 지금 당장 개각을 서두를 생각을 안 갖고 있다. 비서실 개편은 사회복지분야가 교육 사회 의료 문화 관광 등 업무가 과중하고 관광이 중요하므로 둘로 나눌 필요가 있지 않느냐 생각중이다. 정부의 조직에 대해 아직 진단이 안끝나 현 단계에서 개각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 ◇남북대화 -북한이 요구한 미전향장기수 송환 및 비료지원 문제와 남북관계 진전 전망을어떻게 보는가. ▲석방된 남파간첩 17명을 북한이 송환을 요구한데 대해 인도적 입장에서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역시 북한에 있는 국군포로나 납북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바라고 있다. 양측이 이러한 문제를 안고 있는 데 한쪽만 송환하고 한쪽은 안된다면 국민감정이 용납하지 않는다. 정부는 국민의사를 무시하고 행동할 수 없다. 이런 문제와 관련해 앞으로 우리와 북한사이에 국민의 의사를 존중해 분명히 이해할 수 있고 공정한 대화가 있기를 바란다. 그동안 북한과 공개·비공개 접촉이 없었다. 그러나 필요하면 언제든지 할 수 있다. 과거처럼 정부를 제쳐놓고 북한과 접촉을 하지 않는다는 방침에 변화가 없다. 우리는 특사교환을 제의했으며 북한도 남북간 당사자 접촉을 제의하고 나오는 등 양측의 의견이 맞아가고 있으므로 앞으로 계속 대화를 추진해 정부 레벨의 대화가 이뤄지기를 바라고 있다. 북한의 식량난을 덜기 위해 식량과 비료를 지원하고 싶다. 적십자사를 통해 인도주의적으로 주는 방법도 있다. 우리는 상호주의를 유지하겠지만 융통성있게 하는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내각제 -지난해 내각제 약속 지킨다고 하면서 김종필총리와 마주앉아 의논해 해결하겠다고 했다. 내각제 개헌을 하겠다는 뜻인가 아니면 다른 방법으로 하겠다는 것인가. ▲내각제 약속이 돼 있다는 것은 조금도 부인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실천 방법은 생각할 점이 있다고 지난번 국민과의 TV 대화에서 밝혔다. 국민 여론을 살펴가며김종필(金鍾泌)총리와 원만하게 매듭짓겠다고 말했다. ◇재벌개혁과 규제개혁 -재벌개혁은 빅딜이 전부라는 것처럼 강조해 기업 구조조정의 본질을 흐린다는지적이 있는데 취임 2년째의 재벌 구조조정 방향은 뭔가. 21세기 지식정보산업 등제조업이 아닌 새로운 유형의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추가규제개혁을 구상하고 있나. ▲재벌개혁이 빅딜의 전부는 아니다. 빅딜만 하면 된다는 그런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 재벌개혁은 정부와 재벌이 협의해 5개 항목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 △기업투명성 보장 △기업 상호 지급보증 금지 △기업 재무구조 개선 △재벌총수들에 대한민형사상 책임 △주력기업 중심 재편 등이다. 기업은 장사를 해 돈을 벌어야 한다. 돈을 못벌면 기업이 아니다. 전경련이 자주적으로 협의해 빅딜을 한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단 한건에 대해서도 어느 기업이 무슨 종목을 주라고 강요한 일이 없다. 단 정부가 간섭했다면 금융감독기능을 발휘해 법에 의해 채권자인 은행을 통해 채무자인 재벌에게 불건전 재무구조를 개선해 경쟁력있는 기업이 되도록 독려한 것이다. 이는 정부가 해야 할 일이고 국민에 대한 의무다. 그래서 자기들끼리 협의해 서명하고 빅딜을 발표한 것이다. 약속을 했으면 지켜야 한다. 은행이 강력히 감독하고 있다. 규제개혁 철폐는 벤처기업과 정보산업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필요하다. 작년1년동안 철저히 추진해 1만1,000개의 규제중 5,000개를 철폐시켰다. 이로 인해 국민 편의는 물론 기업의 자유로운 활동, 외국인 투자가에 대한 간섭을 피하는 등 모든 면에서 큰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 99년에도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에 대해규제를 폐지해 나갈 것이다. 금융과 물류산업 활성화에 필요한 모든 장애가 되는 규제를 혁파하는 동시에 문화, 관광, 전자상거래 등에 불필요한 규제를 전부 폐지하겠다. 민간기관에 용역을 줘서라도 나머지 규제를 폐지하도록 노력하겠다. ◇당체제 개편 -오는 5월 국민회의 전당대회를 예정대로 치를 것인지, 당지도체제 개편에 대한 구상은. ▲신문을 보면 여러가지 당문제에 대한 기사가 나오는데 대부분 총재인 내가 모르는 문제들이다. 아직 당문제에 대한 생각이 정리돼 있지 않다. 다만 앞으로도 당이 공동정권으로 협력체제를 강화하고 국민화합을 이루는 역할을 성공적으로 실현시키도록 하겠다. 그런 가운데 정치개혁을 추진하고 민생해결에 역점을 둬 당이 운영되도록 하겠다. 이에 알맞는 체제가 뭔지 당내외의 여론을 수렴하겠다. ◇한일 정상회담 -다음달 방한하는 오부치 게이조 일본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어떤 성과가 나오기를 바라는가. 한일 정상회담에서 대북정책은 어디에 역점을 둘 것인지 말해달라. ▲작년 방일 때 일본 국민과 정부의 협력으로 큰 성과를 거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한.일 양국 국민의 마음이 열려 같이 협력해 나가야 한다. 나는 오부치총리와의 사이에 양국 국민이 우호협력해가는 분위기를 잘 살려 긴밀히 발전해 나갈 수 있는 문제와 정치.경제.문화.환경은 물론 인적 교류 문제 등을 논의할 생각이다. 지금 엔화약세 등 여러 문제로 우리경제가 영향을 받고 있다. 이를 설명하고 일본 정부의 대책과 의견을 들어 이 문제를 비중있게 논의해야 하지 않는가 생각된다. 북한에 대해서는 우리가 같이 협력해 대량살상무기 개발과 인접국 위협 무기 개발을 중지시키는 방법이 뭐가 있는지를, 포괄적인 대응방안 등과 더불어 심도있게 논의하겠다. ◇선거제도 개혁 -정당명부제에 대한 거부 반응이 많은데 실현가능하겠는가. ▲의견이 각 당마다 다르다. 다음선거를 계기로 지역대립을 종식시키는 정치세력을 만들어야 한다. 모든 정당이 전국정당이 돼야 한다. 이 방안의 하나로 정당명부제가 제시된 것이다. 반대만 하지말고 현재의 지역정당화를 막고 모든 정당이 전국정당화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제안이 나오면 토론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정당명부제 자체가 아니라 지역정당화를 막는 것이다. 【김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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