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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 기간인데… 현대중공업 노조 파업결의

23일부터 찬반투표

현대중공업 노조가 중앙노동위원회의 권고로 교섭을 벌이는 기간에 파업을 결의해 비난이 일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17일 오후 울산본사 교육장에서 열린 임시 대의원대회에서 참석 대의원 155명의 만장일치로 파업을 결정했다. 오는 23일부터 26일까지 울산을 비롯해 군산과 음성·서울·용인 등 전국에 산재한 조합원 1만8,000여명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벌인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는 중앙노동위원회가 조정기간을 연장하며 16일부터 4일간 집중교섭를 하도록 해 노사가 머리를 맞대온 가운데 나온 느닷없는 결정이어서 회사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실제 이날 오후2시부터 3시간여 동안 진행된 교섭에서 노사는 임금과 관련 없는 단체협약 개정 건에 대한 조항별 심의를 진행했지만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노조는 23일부터 진행되는 파업 찬반투표 일정이 "회사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노조의 파업 결의는 단순 압박 차원을 넘어선 인상이 짙다. 노조가 파업이라는 초강수를 미리 들고 나옴에 따라 25일까지로 계획된 조정기간에 중노위가 노사를 상대로 조정력을 발휘할 여지가 없어지게 됐다. 파업을 기정사실화한 상태에서는 협상 수단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조선경기 침체로 상반기 1조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현대중공업은 20년 만의 파업이라는 벼랑 끝으로 밀리는 양상이다.



실적악화로 고전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은 최근 사장단 인사를 통해 경영쇄신을 예고했다. 권오갑 신임 사장은 16일 사내 소식지를 통해 "세계 1위의 명성과 영광을 잠시 내려놓자. 노사의 편 가르기도 그만두자. 오직 회사를 정상궤도에 올려놓겠다는 의지로 다시 시작하자"고 간곡하게 호소했다.

그럼에도 노조는 현대자동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다며 이번 임단협에서 이를 만회하겠다는 생각이 강하다.

노조는 올해 협상에서 통상임금 확대와 임금 13만2,013원(기본급 대비 6.51%) 인상, 성과급 250%+추가, 호봉승급분 2만3,000원에서 5만원으로 인상,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등 50여가지를 요구해놓았다. 이는 2002년(13만8,912원) 이후 1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의 인상요구안이다.

이에 반해 사측은 정기상여금 800% 중 700%를 통상임금에 포함해 호봉승급분(2만3,000원)과 함께 기본급 3만7,000원 인상, 생산성 향상 격려금 300만원, 경영목표 격려금 200만원 등의 안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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