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15거래일 만에 국내 증시에 복귀하며 지수가 큰 폭으로 뛰었다. 특히 외국인은 최근 낙폭이 과대한 삼성전자를 대거 주워담으며 지수를 1,800선 위로 끌어올렸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시장의 투자심리가 악재보다는 호재에 반응하는 쪽으로 돌아서는 모습을 보이면서 일단 급락장에는 제동이 걸렸다고 판단했다.
27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87%(51.25포인트) 오른 1,834.70포인트로 장을 마치며 4거래일 만에 1,800선 위에 올라섰다.
이날 지수상승은 삼성전자가 이끌었다. 삼성전자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6.19%(7만8,000원) 급등한 133만9,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2011년 12월1일(6.97%) 이후 가장 높은 주가 상승세를 보였다.
15거래일 만에 유가증권시장에서 1,057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삼성전자도 96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기관은 704억원, 개인은 598억원어치를 팔았다.
삼성전자의 반등에 인터플렉스(9.88%), 서원인텍(8.84%), 파트론(7.34%) 등 스마트폰부품주가 급등했고 낙폭이 컸던 에이블씨앤씨(13.30%), 락앤락(6.38%), 코스맥스(5.92%), 베이직하우스(4.15%) 등 중국 소비주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수상승은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했던 투자심리가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유동성 공급을 유지하겠다는 발언과 미국 1ㆍ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예상치를 밑도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또 중국 인민은행이 단기 금리 안정을 위해 일부 금융기관에 유동성을 지원하며 자금경색에 대처하겠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낸 것도 투자심리를 완화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 이사는 "단기간에 주가가 200포인트 이상 떨어지며 기술적 반등구간에 접어 든 상황에서 시장심리를 개선시키는 신호가 쏟아지면서 삼성전자를 위주로 반등했다"며 "시장심리가 이제 악재에 덜 반응하고 호재를 더 좋게 해석하려는 쪽으로 변해가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도 "미국 1ㆍ4분기 실질GDP 최종치가 직전 분기 대비 1.8% 성장한 것으로 확정되면서 당초 발표치(2.4%)보다 크게 하향 조정되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경기전망이 과도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며 "미국의 경기 성장이 예상보다 둔화돼 양적완화(QE3) 축소도 지연될 여지가 생겼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다음주 국내 증시의 방향성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뱅가드펀드의 벤치마크 변경에 따른 매도가 끝나는데다 미국 ISM비제조업지수와 비농업 부문 고용지수 등 중요한 경제지표가 연이어 발표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도 다음주 2ㆍ4분기 잠정실적을 내놓을 예정이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주 3일과 5일 각각 발표되는 미국 ISM제조업지수와 비농업 부문 고용지수가 시장예상치보다 낮게 나온다면 다시 미 연준의 긍정적인 경기전망이 흔들리면서 단기적으로 중국과 국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반대로 지표가 좋으면 미국 경기가 살아나 장기적으로는 호재이기 때문에 지표 해석을 두고 또 한번 논란이 생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오 이사도 "외국인이 상반기 국내에 매도한 물량 10조5,000억원 가운데 뱅가드물량이 9조원 정도 되는 걸로 알고 있다"며 "7월 이후가 되면 뱅가드펀드 매도가 끝난 후에도 외국인이 정말 국내 증시에서 이탈하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시장에서는 지수가 단기 반등할 경우 1,850포인트에서 1,900선까지 오를 수 있다고 판단했다. 1,900선을 넘기 위해서는 미국과 중국 경기개선 등 펀더멘털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서 연구원은 "단기 반등세가 1,850에서 1,900포인트까지 갈 수 있겠지만 이후 주가 방향은 미국과 중국의 경제지표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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