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주가 컨테이너선 발주 증가와 신조선가 지수 상승 등 긍정적인 업황 회복 신호에 일제히 상승하며 뱃고동을 울렸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유럽의 경기회복 기대감에 선박발주량이 늘어나고 있어 하반기부터 구조적인 성장 국면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8일 현대중공업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3.36%(6,000원) 오른 18만4,500원에 거래를 마치며 2거래일째 올랐다. 대우조선해양도 3.29% 오르며 3거래일 연속 상승했고 삼성중공업(3.63%)도 이틀째 강세를 보였다. 현대미포조선(4.90%)도 크게 올랐고 한진해운도 업황 회복 기대감이 반영되며 이날 2.18% 뛰었다.
전문가들은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치를 웃도는 등 경기회복 속도가 강해지며 선박발주가 많은 유럽 경기도 회복 국면에 들어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에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5일 발표된 미국 비농업 부문 고용자 수가 19만5,000명 증가해 예상치(16만명)을 크게 웃돌았다.
김주형 동양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의 경기회복이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나면서 조선업과 관련된 유럽의 경기회복 기대감도 커졌다"며 "유럽은 경제성장정책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에 경기회복속도가 예상보다 빠를 수 있어 조선업종의 주가가 자극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컨테이너선 발주량 증가와 신조선가 지수 상승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최원경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컨테이너선 누적발주는 90척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0척, 지난해 전체 발주규모인 74척을 이미 초과했다"며 "이는 지난 2010년 7월부터 1년여간 큰 폭으로 늘었던 컨테이너선 발주와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형모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도 "신조선가 지수도 지난달 126포인트에서 다시 127포인트로 상승했다"며 "벌크ㆍ탱커ㆍ컨테이너ㆍ가스선 등 4대선종의 신조선가도 바닥을 다지고 상승 추세로 전환해 조선업이 하반기부터 구조적인 성장에 들어갈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업황회복이 실적개선으로 이어지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주가상승은 조선업이 바닥을 다지는 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평가다.
김 팀장은 "유럽 경기 회복, 발주량 증가가 이번 상승을 이끌었지만 아직 실적이 큰 폭으로 오르기에는 무리가 있어 주가는 단기 상승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며 "저평가 국면이 이어졌던 조선주의 바닥을 확인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양 연구원도 "신조선지수가 오르고 있지만 내년쯤 돼야 실제 선가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주가는 선가 상승을 미리 반영하기 때문에 하반기 조선주의 주가는 좋은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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