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연합(NDA) 연정의 최대 정당으로 나렌드라 모디가 이끄는 인도 국민당(BJP)이 이번 선거에서 인도 하원 전체 543석 중 340석을 확보하며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한 개의 정당이 하원의 과반수를 차지한 것은 1984년 이후 처음이다.
반면 라이벌인 인도국민의회당(INC)가 이끄는 United Progressive Alliance(UPA)는 60석 이하를 확보하며 패배했다.
NDA정권은 7월로 예정된 첫 예산발표에서 정책 방향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NDA는 모디가 선거 때 강조했듯이 경제 개혁을 최우선 정책과제로 설정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모디와 BJP가 선거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면서 국내외에서 인도의 경제 개혁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졌기 때문에 이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경제 성장과 개혁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 인도 경제의 실패 원인은 정부에 있었다. 직전 국민의회당 정부는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최악이었다. 변혁을 추구하는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정책을 실현하기에는 정치적 리더십과 영향력이 부족했다. 특히 전 수상은 힘이 없었다. 반면 모디는 당과 국가의 권한을 모두 쥐게 될 가능성이 높다. BJP의 승리는 탄탄한 조직구조의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리더인 모디의 영향이 더 컸다. 국회의 영향력과 개인 힘의 콤비를 모두 가지고 있는 모디는 전 수상 보다 본인의 의도대로 지방정부를 이끌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모디는 경제 개혁을 위한 권한이 있다. 그의 주요 지지 세력은 종교적 애국주의자들이지만 젊은 층의 투표가 그를 승리로 이끌었다. 그들은 의회의 표류와 돈에 좌우되는 모습에 지쳤고, 차 판매원의 아들인 모디처럼 자수성가할 기회를 원했다.
선거 이후 금융시장의 강세에도 불구하고 현재 인도의 경제 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은 상태다. 인도는 현재 스태크플레이션을 앓고 있다. 성장은 정점보다 절반 정도인 4~5%인데 반해 인플레이션은 9%대로 상승 중이다. 산업생산은 하락하고 있으며 공공재정은 지저분하다. 경상계정 적자가 GDP의 2% 밑으로 줄었으나 사실상의 금 수입 규제로 인해 타격을 입을 수 있고 다시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
모디는 인플레이션을 견인하고 있는 불어난 재정적자를 해결해야 한다. 실질 적자는 공식적으로 발표된 수치보다 높을 것으로 보여 GDP의 약 7~8%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모디는 낭비성이 심한 연료와 음식에 대한 보조금을 삭감하고, 구 정권의 끝자락에 발표된 복지 계획을 미뤄야 한다. 이는 외국 기업들을 진정시킬 수 있을 것이다.
두번째로 취약한 경제구조를 안정시켜야 한다. 은행들의 부실채권과 정부 재정을 정리하고 보조금을 줄여야 한다. 과세표준을 확장하고,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줄이기 위해 강한 정책을 펼치게끔 해야 한다.
세번째로 인도의 부실한 금융시스템을 안정시키고 인플레이션을 잡아야 할 것이다. 정부 소유의 금융 기관에 자본을 확충하는 데 GDP의 5%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또 부패한 관료들과 기업인들을 제거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디의 공약에 대한 시험대가 될 것이다. 또 모디는 중앙은행 총재인 라잔을 지지해야 하며, 단기적인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인하를 강요해서는 안된다. 인도의 국민회의당이 선거에서 패배한 이유도 인플레이션이었기 때문이다. 독립적인 중앙은행의 인플레이션 관리는 인도가 고도성장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고 글로벌투자자들의 신뢰를 제고하는 데 필수적이다.
이렇게 변화가 시작된다면 최근 인도 경제의 흐름을 방해하고 있던 핵심 산업들의 병목 현상이 해소돼 경제회복이 가시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늘어난 전기 생산량, 광산업 관련 규제 완화, 에너지 가격 관련 정책의 변화, 증가하는 외부 수요 등은 성장을 촉진할 것이다. 또 중간재 생산의 증가로 전반적인 생산활동이 활력을 되찾고 있고, 서비스 산업 역시 바닥을 찍고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
인도의 주식시장은 이미 상승랠리를 펼치고 있다. 이에 따라 채권시장에 대한 투자매력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S&P가 올해 말 정도에 인도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있어 인도 국채 시장 심리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또 불확실성이 제거되며 과거 외국인들의 관심을 얻지 못했던 인도 채권시장에 외국 자본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고금리 캐리에 우호적인 글로벌 환경 역시 이 같은 흐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지난해 4.7% 정도로 하락한 GDP 성장률이 내년에는 5.6%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한다. 선거 직후 산업 심리가 개선되며 핵심 산업들의 모멘텀이 회복되며 성장도 탄력을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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