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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품매장 “개점 휴업”/소비자들 “말로만 재활용” 구매 외면
입력1996-10-01 00:00:00
수정
1996.10.01 00:00:00
◎서울 백화점내 26곳 무상 임대 운영/일 매출 수만원… “눈치 살이”자원재활용품이 천대를 받고 있다.
재활용 촉진을 위해 서울 시내 각 백화점에 설치된 재활용품 판매장이 소비자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는 것이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의 자원재활용매장은 지난 6월부터 시행된 재활용촉진법에 따라 현대·롯데·신세계 등 서울 시내 26곳의 백화점에서 재활용품매장이 운영되고 있으나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당해 개점휴업상태이다. 재활용매장은 백화점측이 1∼2평의 매장을 무상임대하고 자원재활용업연합회가 각구의 주부단체와 함께 운영하는 방식이다.
이 매장 시행 초기에는 재활용에 대한 시민단체와 언론의 관심으로 비누·세제·화장지·공책·명함 등 재생상품들이 인기리에 팔렸다.
그러나 불과 3개월이 지난 요즘에는 판매가 극히 부진, 26곳 전체의 월간 매출액이 1천5백만∼1천8백만원에 그치고 있다. 백화점 한 곳에서 하루 평균 2만∼3만원어치를 파는 셈이니 개점휴업이나 다를 바 없다.
재생명함의 경우 1백장 1통에 5천원으로, 일반명함보다 50%가량 싸지만 3개월 동안 전체적으로 90여통의 주문 밖에 없었다. 그나마 시민들의 주문은 거의 없고 시청과 구청 공무원들의 주문이 대부분이었다.
재생공책도 초등학생용은 한권에 2백원, 중고생용은 한 권에 3백50원으로 일반 공책보다 1백50원이 싸지만 26개 백화점 매장에서 5천권 남짓 팔려 한 곳에서 하루에 2권 정도 파는데 그쳤다.
롯데백화점 잠실점 조득형씨는 『재생상품 매장의 하루 매출액이 10만원 안팎으로 개장 초기에 비해 절반으로 줄었다』며 『손님들의 발길이 갈수록 뜸해져 매출이 더욱 떨어질 것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재활용품 공급과 판매를 맡고 있는 자원재활용업연합회측은 인건비 등 매달 1천여만원의 적자를 내고 있는 형편이다.
백화점측도 매장을 내주긴 했으나 고객들의 반응이 신통치 않는데다 다른 매장으로 활용할 경우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어 은근히 매장 철수를 기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의 재활용 매장은 매출이 부진하자 최근 매장을 2평에서 1평으로 줄여 축소 운영하고 있으나 사실상 휴업상태나 다름없다.
자원재활용업연합회 김기홍 사무총장은 『소비자들이 말로는 재활용을 외치면서도 실제 물건을 살 때는 화려하고 고급스런 쪽에만 눈을 돌린다』며 『소비자들의 차가운 반응을 대할 때마다 재활용사업을 계속 해야 하나 하는 회의감이 생긴다』고 말했다.<성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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