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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조여원 썰물… 펀드 환매 언제까지

연초 후 4조5,000억원 썰물…환매 대기물량 3조원 이상 추산<br>“환매 속도ㆍ강도 완화될 것”


올 들어 국내주식형펀드(ETF제외)에서 4조5,000억원 규모의 돈이 빠져나가면서 지수 상승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남은 환매 대기 물량이 3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면서도 이미 상당수가 차익실현을 한 만큼 그 압력은 점차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연초 후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주식형펀드에서 4조4,900억원이 환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가 2,000포인트를 탈환한 이달 들어서는 지난 6일에만 소폭의 자금(155억원)이 유입됐을 뿐 나머지 17거래일 동안 자금이 빠져나갔다.

연초 후 외국인 10조원 넘는 돈을 주식시장에 풀며 증시를 끌어올리자 지수 부담을 느낀 펀드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주도주 없는 장에서 뚜렷한 상승모멘텀이 없는 데다 유가상승 부담까지 겹쳐 환매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평가다.

펀드에서 자금 유출이 계속되자 투신권도 환매자금 마련을 위해 보유주식을 팔면서 연초 이후 약 2조7,000억원을 순매도했다. 특히 2월 들어서만 1조9,000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 치웠다.

업계에서는 펀드 환매 대기 물량이 아직 3조원 이상 남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5월 이후 연말까지 순유입된 국내주식형펀드 자금은 약 6조8,000억원 수준. 반면 연초 후 환매금액이 4조5,000억원에 달하기는 하지만 신한금융지주가 LG카드 인수 당시 발행했던 상환우선주 상환을 위해 환매한 금액(1조 3,000억원)를 제외하면 3조2,000억원 수준으로 떨어진다. 결국 아직 3조6,000억원 가량이 환매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갈 경우 펀드 환매는 이어지겠지만, 그 규모와 압박 강도는 점차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영일 한국투자신탁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경기 전망이 뚜렷하게 개선되기 전까지는 주가가 추가 상승할 때마다 환매가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이미 1, 2월 환매 규모가 컸고, 이 정도 지수대에서 차익을 실현하려는 자금은 웬만큼 빠져나갔기 때문에 그 규모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연구원도 "1,900포인트를 상향 돌파한 2010년 12월부터 2011년 초까지는 펀드에서 일평균 2,000억~3,000억원 이상이 유출됐지만, 최근에는 일평균 1,000억원 수준으로 환매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며 "이는 투자자들이 환매시기를 저울질 하기 시작했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그는 "환매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것은 다시 말해 투자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다는 것으로 이탈한 자금들이 주가 조정 시 다시 유입돼 주가 하락을 어느 정도 방어해 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2,050~2,100포인트 구간이 주식 환매의 클라이맥스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지난해 5월부터 최근까지 지수대별 국내 주식형 펀드 유입금액을 분석한 결과, 코스피 2,050~2,100포인트 구간에서 유입된 펀드 자금이 약 1조8,000억원으로 잠재 환매 금액(3조~4조원)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이 지수대가 수급상 가장 고통스러운 구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또 "최근 신흥국 주식으로의 유입강도가 8주간 평균의 6분의 1 수준으로 하락했다"며 "신흥국 주식형 펀드 자금 유입이 일시적인 소강 상태에 접어들 경우 외국인의 주가 견인력이 둔화될 수 있고, 이 경우 환매강도 역시 약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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