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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화장품 페이스오프

아모레 '한율'·LG생건 '수려한' 한약 냄새 빼고 용기 디자인 교체

'중장년층 전용' 고정관념 깨고 20~30대 젊은소비자 끌어안아

제2의 설화수 만들기 도전

한율 진액스킨

아모레퍼시픽의 한방화장품 '한율'이 이달 초 '페이스오프'(faceoff)했다. 브랜드 론칭 후 7년만이다. 예전 '한방'에서 느껴지던 탕약향이나 중국적 색채는 벗어 던지고 우리나라 고유의 자생식물을 원료로 쓰고 한층 젊어진 디자인으로 완전히 탈바꿈한 것. LG생활건강의 수려한도 올초 생명공학기술을접목시켜 새롭게 재단장했다. 차별화된 제2의 설화수를 찾아 한방화장품의 옛 영광을 재현하려는 파격적 도전으로 풀이된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양분하고 있는 국내 한방화장품 시장에 '차세대 한방화장품'을 노리는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한약재 위주의 처방으로 탕약 느낌이 강했던 초창기 한방화장품이 1세대라면, 이제는 생명공학기술을 접목하거나 민간 약용성분을 핵심으로 삼은 2세대 제품들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모습이다.

아모레퍼시픽의 한율은 최근 제품과 패키징, 브랜드 철학 등을 모두 바꾼 '브랜드 리프레임' 작업을 완료하고, 쌀과 서리태, 어린 쑥, 갈색 솔잎, 백화고 등을 주 원료로 한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했다.

한율의 변화는 우선 옅어진 '탕약' 냄새에서 감지된다. 이달 나온 신제품은 강원도 영월의 서리태와 경기도 여주 쌀, 강화도 어린 쑥 등 건강 식물을 핵심 원료로 사용했다. 인삼을 주 재료로 활용했던 기존 한방화장품과는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한율은 또 상품명에 한자를 쓰거나 중후한 용기 디자인을 적용해야 한다는 한방화장품의 고정관념도 버렸다. 새로 개발한 한글 서체를 로고로 사용하거나 조선시대에 쓰던 약항아리에서 용기 디자인의 모티브를 가져온 점도 특징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한율은 한국의 자연과 전통적 지혜를 통해 아름다움을 추구하겠다는 브랜드철학 아래 생활 주변의 식물과 대대로 내려온 치유비법을 과학기술과 결합했다"며 "한방화장품 시장이 포화된 지금 기존과는 차별화된 2세대 제품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한율의 이 같은 시도를 '제2의 설화수'를 발굴하기 위한 '베팅'으로 보고 있다. 1997년 설화수를 선보이며 한방화장품 시장을 개척한 아모레퍼시픽이 지난 1년간 고심 끝에 '전래민방'을 한방화장품이 나아갈 길이라고 정의했다는 점이 예사롭지 않다는 시각이다.

LG생활건강도 차기 패권을 두고 진열 정비에 나섰다. LG생활건강의 수려한은 올해 '신 효능주의 한방화장품'이라는 콘셉트를 내세워 브랜드를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기존 수려한은 한의학을 바탕으로 한방 약재를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바이오 기술을 한방과 결합하겠다는 의지로 읽혀진다. LG생활건강의 강점인 바이오 기술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얘기다.

회사 관계자는 "브랜드 개념을 새롭게 바꿔 주 고객인 중장년층 뿐만 아니라 20~30대 젊은 소비자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세련된 이미지를 부각시키려 한다"며 "특히 기술적인 차별화가 비슷비슷한 제품끼리 경쟁하는 한방화장품 시장에서 두드러질 것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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