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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 재료」의 무한한 응용력(해외과학가 산책)

우리가 현재 아주 가는 입자라고 하는 것은 이 문장의 끝에 있는 마침표 점(·)하나의 크기와 비슷하거나 조금 더 작은 수준이다. 이는 지름이 1㎜보다 작은 수백미크론(1미크론은 1천분의 1㎜)의 세계다. 원자의 수로 본다면 수십억개의 원자로 구성되어 있다.이를 한 단계 더 낮춰 나노미터(g:1천분의 1미크론)차원으로 끌어내리면 어떻게 될까. 보기를 들면 지름 3g의 입자는 약 9백개의 원자로 구성되어 있다. 이 입자를 약 1백만개 쌓으면 마침표 점만큼 커진다. 마침표를 지구라고 한다면 이 입자는 지름 12m의 애드벌룬만하다. 이처럼 나노미터 차원의 입자로 구성된 재료를 「나노 재료」(Nano­phase Material)라고 한다. 나노 재료는 다른 유기·무기 재료와 똑같은 재료다. 단지 그를 구성하고 있는 입자의 크기가 다를 뿐이다. 나노 재료는 입자의 지름이 1백g보다 작고 수만개 정도의 원자로 구성되어 있는 재료를 말한다. 재료는 입자의 크기에 따라 기계·전기·광학적인 성질이 조금씩 달라진다. 특히 나노 재료는 입자의 크기에 따라 이들 성질이 뚜렷하게 달라지는 특성을 보인다. 보기를 들면 나노 재료로 만든 구리는 보통 구리보다 강도가 5배나 강하다. 또 나노 재료로 만든 화장품은 피부에 훨씬 잘 스며든다. 따라서 나노 재료는 입자의 크기를 조절하여 색깔이나 소성강도 등을 조절할 수 있다. 또 금속이든 세라믹(금속산화물)이든 만들기가 쉽다. 세라믹은 금속원자에 산소원자만 갖다붙이면 된다. 반도체·고분자·복합재료 등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나노 재료의 등장을 처음 예언한 것은 미국 캘리포니아 공대의 리차드 파인만 교수다. 그는 「나노 재료」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지만 1959년 미국 물리학회 학술발표회에서 입자를 더욱 잘게 만든 재료는 매우 다양한 특성을 나타내기 때문에 그 용도가 무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미국 국립 알곤연구소의 리차드 시겔 박사팀은 최근 금속을 끓는 온도 이상으로 가열해 증발한 금속 원자에 헬륨과 같은 불활성 기체를 쐬어 냉각시키는 방법으로 나노 재료를 만드는 방법을 개발했다. 마치 방 안에서 물을 끓이면 증발한 수증기가 공기 속에 떠돌아 다니다가 창문에 달라붙어 아주 작은 물방울을 만드는 것과 같은 원리다. 이 때 금속용액의 증발속도와 기체의 압력을 제어하면 입자의 크기를 1∼1백g로 조절할 수 있다. 또 세라믹 나노 재료를 만드려면 증발한 금속 원자가 냉각되기 전에 산소와 반응시키면 된다. 그는 티타늄 원자와 산소 원자를 반응시켜 산화티타늄 덩어리를 만든 뒤 이를 모아 높은 온도에서 구워(소결·sintering) 나노 재료로 만들었다. 그 결과 보통 산화티타늄이 깨어지는 강한 충격에도 나노 재료로 된 산화티타늄은 단지 조금 찌그러지는 정도에 불과해 강도와 경도가 훨씬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입자의 크기를 30g이하로 아주 잘게 만들었을 때 지금까지 세라믹 재료의 한계로 지적돼온 연성(퍼지는 성질)이 탁월한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앞으로 다양한 모양으로 성형하여 자동차 부품 등 여러 산업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뿐 아니라 카드뮴·셀레늄으로 된 나노 재료는 어떤 색상도 구현할 수 있고 (광학 특성), 표면적이 넓기 때문에 산화티타늄 나노 재료는 자동차의 매연을 정화하는데 뛰어나며(화학 특성), 전자기도 나노의 단위로 제어할 수 있는(전자기특성)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단순히 입자의 크기만 조절하면 이 모든 것이 가능한 것이다.<허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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