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일본증시의 시가총액은 3월말 기준 3조8,869억달러로 지난해 말(3조4,788억달러)에 비해 4,081억달러(11.73%) 늘어났다. 국내 증시가 1조1,548억달러로 245억달러(-2.08%) 줄어든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날도 일본의 대표지수인 니케이225지수는 전거래일보다 1.20%(174포인트) 오른 1만4,782.21를 기록, 2거래일째 상승했다.
반면 양적완화 정책을 앞세운 아베노믹스에도 불구하고 일본 기업들의 이익증가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조사됐다. KDB대우증권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니케이225지수에 포함된 일본의 대표 기업 136개의 1분기 순이익 가이던스는 11조1,400엔으로 시장예상치(11조7,400엔)보다 5.3% 낮았다. 일본 기업들이 시장예상보다 실적 개선폭을 낮게 제시한 셈이다.
이 같이 일본기업들이 실적이 큰 폭으로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는 이유는 엔저효과로 자동차 등 경기소비재들은 수혜를 받겠지만 일본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화학ㆍ철강ㆍ유틸리티 종목이 피해를 보기 때문이다.
박승영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엔화가 절하되면서 일본내 화학ㆍ철강ㆍ유틸리티 업종의 기업들의 에너지비용이 높아지면서 이익률이 부진하다”며 “이에 더해 중국의 투자부진과 대지진 이후 원전가동 저하로 에너지비용이 높아진 것도 원인”이라고 평가했다.
일본 자동차업체들의 이익개선도 기대만큼 크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판단했다. 임은영 동부증권 연구원은 “엔저효과가 반영된 1분기 일본 자동차 빅3의 실적 가운데 도요타만 시장 컨센서스를 웃돌았고 혼다와 닛산의 실적은 예상치를 밑돌았다”며 “일본 시장에서 수요가 감소하고 있고 중국에서도 지난해 양국간 영토분쟁으로 잃었던 시장점유율을 아직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 연구원은 “미국 수요도 스포츠유틸리티(SUV) 위주로 진행되면서 수혜는 도요타만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승용차 위주인 혼다와 닛산은 최대시장인 미국의 수혜를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전문가들은 일본 기업의 실적이 주가 상승을 따라가지 못하면 결국 저평가된 한국 증시로 글로벌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현재 일본 주식시장의 기대치는 기업들의 실적 가이던스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국내 증시는 기업들의 투자확대와 정부정책에 따른 민간소비확대, 6월 말 뱅가드펀드의 물량이 소진되면 하반기부터는 경기모멘텀부각에 따라 주식시장이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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