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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에 진학한 학생들의 절반 이상이 첫 시험에서 중학교 때보다 성적이 하락하는 경험을 한다. 고교 공부는 공부의 난이도ㆍ분량ㆍ속성 등에서 중학교 공부와는 많이 다르다. 전문가들은 겨울방학을 이용해 학습 준비를 제대로 하면 고교 3년 생활이 훨씬 편해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자립학습 전문학원 에듀코치의 이학철 사장은 "보통 많은 예비고1 학생들이 여러 과목을 준비하다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되지 않아 낭패를 본다"며 "전과목에 대해 선행학습을 하기보다 영어ㆍ수학에 80% 비중을 두고 나머지 과목을 안배하는 것이 좋다"고 지적했다.
◇영어, 문법완성에 치중=영어는 크게 문법ㆍ단어ㆍ독해 세 가지의 카테고리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예비 고1 겨울방학 시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문법완성'으로 문법을 완벽하게 정리하고 단어와 독해를 문법보다 작은 비중으로 준비해야 한다. 문법 공부는 중등 문법 개념을 빠르게 복습하고 부족한 부분은 보충하는 방법으로 하되 문법의 큰 줄기를 완성한다는 생각으로 학습하는 것이 유익하다. 수능에서 문법 지식을 묻는 문제는 2문제 정도로 많지 않지만 문법적 지식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듣기와 독해를 할 수 없다. 아주 세세한 문법이나 단어 암기 그리고 독해 등은 고교에 진학해서도 복습할 시간이 있지만 전반적인 문법 사항에 대한 이해나 구조 등은 시간이 많이 걸리고 꾸준히 반복해야 하는 작업이어서 다시 돌아볼 기회를 만들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시간적 여유가 있는 예비 고1 겨울방학 때 문법책의 목차만 보고도 어느 정도 할 말이 있을 정도로 문법을 완성해야 한다.
단어 공부는 적어도 우선순위 단어는 마무리를 하되 매일 단어를 꾸준히 외워나가면서 독해 지문에서 모르는 단어를 나만의 단어장에 정리해 외우는 방식으로 한다. 독해는 문법과 독해사항이 어우러져 있는 책 한 권 정도를 선택해 공부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특히 독해 공부를 할 때는 반드시 시간을 정해 놓고 해야 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수학, 교과서 중심 반복 학습=중학교 우등생 사이에서는 진짜 수학 실력의 차이를 알기가 어렵다. 고등학교에 올라가면 차이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평소 생각을 많이 하고 어려운 문제들을 끙끙대며 풀어보려 노력했던 중학교 우등생들은 고득점을 유지하는 반면 쉬운 문제 위주로 문제를 풀었던 학생들은 갈수록 성적이 떨어진다. 많은 입시전문가들이 예비 고1 겨울방학 수학 선행학습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다. 고1 과정의 어려운 문제를 미리 끙끙대며 풀어봐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무턱대고 선행 학습을 하는 것은 오히려 수학에 흥미를 잃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선행 범위는 고1 수학 과정으로 한정해야 한다. 또 선행 학습 수준은 어떤 페이지를 펼쳐도 예제 유제를 풀어낼 정도를 말한다.
에듀코치 대치본점 김은경 원장은 "대충 훑어보는 식의 선행을 고2 과정인 수Iㆍ수II까지 했을 때 대부분 내용을 잊어버리고 시간만 낭비한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고교 1학년 수학 과정을 반복해서 공부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자연스럽게 고교 수학에 적응하려면 차근차근 여러 번 제대로 공부해 고교 수학에 대한 자신감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이어 "중ㆍ하위권 학생들은 선행 학습 전에 중학교 교과서 중심으로 기초를 확실히 다지고 난 다음 고교 1학년 교과서 중심으로 공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어, 독서량 늘리고 내용 분석해야=고교 국어에서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서는 풍부한 독서가 바탕이 돼야 한다. 수능 언어영역을 정복하기 위해서는 사고력ㆍ추리력ㆍ논리력ㆍ이해력 등 다양한 측면에서 문제에 접근해야 하는 데 중학교 시절 독서량이 고득점의 열쇠다. 하지만 고교에 진학하면 편하게 책을 읽을 시간이 많지 않다. 예비 고1 겨울방학 동안에는 문학(산문ㆍ운문)ㆍ비문학 등의 글을 최대한 많이 접해야 한다. 우선 고교 국어와 문학교과서에 나오는 문학작품의 원문을 읽어두는 것이 좋다. 산문은 줄거리 내용을 파악하고 등장인물 간의 관계 파악, 그리고 등장인물의 심리 파악이 중요하다. 운문은 화자가 누구인지, 화자가 처한 상황이 어떠한지, 화자의 태도(정서)가 어떠한지 파악하면서 읽어야 한다. 또 비문학은 각종 경제 및 시사주간지ㆍ과학잡지ㆍ신문사설 등을 읽고 문단별 주제 찾기, 문단과 문단과의 관계 파악하기, 지문 전체 요약하기 연습을 하는 습관을 가지면 도움이 된다. 이학철 에듀코치 사장은 "문과 진학을 생각하는 학생이라면 사회 과목 중에 자신이 선택하고 싶은 과목 중심으로 관련 교양서적이나 잡지ㆍ기사 등을 많이 읽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이과 진학을 계획하고 있다면 과학 과목 중 물리 과목 정도는 예습을 해두는 것이 좋다. 많은 학생들이 수학 못지않게 물리과목을 힘들어 하므로 상위권으로의 도약을 위해서는 반드시 물리를 예습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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