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국립대 4학년인 김동수(가명)씨. 학부 전공과 다른 물리학 대학원 진학을 준비 중이다. 현재 다니는 대학에 물리학과가 없어 시험준비가 힘들었지만, 오픈 인터넷 강의를 통해 전자기학ㆍ전자물리ㆍ레이저 과목들을 공부할 수 있었다.
#."오픈 인터넷 강의를 스마트폰과 스마트TV 등 여러 기기에서 볼 수 있는 한국형 개방형 온라인 강의(MOOCs) 플랫폼을 만들었다. 멀지 않은 시기에 등록금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정창덕 고려대 교수)
인터넷을 통한 정보의 개방과 통합, 융합 흐름이 확산되면서 온라인 무료 강의 수와 이용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또 오픈 온라인 강의를 PC 뿐만 아니라 모바일, TV 등 여러 기기에서 들을 수 있는 N스크린 시대도 성큼 다가섰다.
17일 교육정보사이트인 KOCW에 따르면 2009년 11월 시작한 공개 강의에 대학과 유관기관에서 등록한 강의건수가 지난 5월말 현재 5,273건으로 5,000건을 넘어섰다. 2010년 1,297개에서 2011년 2,769건, 2012년 4,638건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KOCW(Korea Open CourseWare)는 2009년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이 만든 사이트로, 인문ㆍ사회ㆍ공학 등 다양한 분야의 대학 강의를 일반인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대학별로는 지난해 말 현재 울산대가 412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희대(345건), 고려대(178건), 한국외대(152건), 서울대(150건), 연세대(131건) 등 11곳이 100건이 넘는 강의를 올렸다. 또'통계자료 분석(SPSS)'강의를 5만5,000명이 넘게 시청하는 등 이용자가 1만 명이 넘는 강좌도 18개에 달하는 등 이용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미 MOOCs(Massive Open Online Coursesㆍ개방형 온라인 강의)이 대학 교육의 장벽을 허물고 있다. 지난해 1월에 시작한 코세라(Coursera)는 1년 반 만에 전세계 217개국에서 384만 명의 회원을 모았고 최근에는 시카고 대학도 강좌를 개설했다. 애리조나 주립대와 신시내티 등 공립대들은 등록금을 내면 학위를 인정해주는 'MOOC2Degree' 제도를 시행 중이다. 최근 미국 조지아 공대는 4만 달러인 등록금을 7,000달러, 약 800만원만 내면 '컴퓨터 사이언스' 석사 학위를 딸 수 있는 온라인 수강제도를 도입했다. 한 사립대 교수는 "미국 MIT가 2001년 강의를 공개한 후 국내 대학들도 도입을 검토했지만, 아직까지도 적극적이지 않다"며 "조지아공대 온라인 석사가 잡마켓에서 학위를 인정받게 되면 우리나라 대학들도 상당한 충격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인터넷과 정보통신기술(ICT) 발달로 온라인 강의 수강은 더 편해질 전망이다. 정창덕 고려대 교수는 "최근 PC, 모바일, TV 등 원하는 디바이스로 개방형 온라인 강의를 끊김없이 들을 수 있는 N스크린 시스템을 만들어 여러 학교와 구축을 논의 중"이라며 "개방형 온라인 강의는 비싼 등록금, 학벌 만능주의 등 현 교육제도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스마트폰으로 생중계가 가능해 현장에서 직접 강의를 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교육이 가능하다"며 "우리 대학들이 MOOCs 도입을 늦출 경우 미국 대학에 학생들을 다 뺏길 수 있는 만큼 대응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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