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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 또 반전… 전 국민이 뜬눈 밤샘/개표 스케치
입력1997-12-19 00:00:00
수정
1997.12.19 00:00:00
◎김대중 후보심야 선두굳히자 ‘일제 환호’/이회창 후보초반우세… 중반역전에 초조/이인제 후보20%선 오락가락 낙담 분위기○…국민회의 여의도당사도 18일 자정이 가까워지면서 김대중 후보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전국 득표율 차이가 1% 이상으로 벌어지자 대선승리를 자신하며 온통 열기에 휩싸였다.
당사 6층에 마련된 종합상황실에서 TV를 통해 개표결과를 시청하던 조세형 총재권한대행과 이종찬 선거기획본부장, 김충조 사무총장 등 주요당직자들은 김후보의 당선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고무돼 서로의 노고를 격려했다.
조총재권한대행은 『드디어 50년 한국정치사에서 처음으로 선거를 통한 정권교체의 가능성을 직접 목격하게 되는 것 같다』고 감격을 표한 뒤 『정치권은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회의 관계자들은 승리가 확정됐다고 판단하고 19일 상오1시 긴급간부회의를 개최, 김대중 당선자의 일정과 당 행사 등에 대해 검토하기 시작하는 등 다시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국민회의는 특히 『한나라당의 패색이 짙어질 경우 각 개표소에서 막판 개표부정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각 개표소에 파견된 참관인들에게 최후순간까지 긴장을 풀지말고 「표지키기」에 최선을 다할 것을 긴급히 주문하기도 했다.
한편 김대중 당선자는 18일 저녁 삼성병원에 마련된 동생 대의씨 빈소에 들른 뒤 정동영 대변인, 김한길 TV대책팀장과 함께 하오9시5분께 일산자택에 도착, TV를 통해 개표결과를 지켜보며 19일 일정에 대해 논의했다고 박선숙 부대변인이 전했다.
김후보는 19일 상오9시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선소감과 향후 집권방향에 대해 밝힐 예정이다.
○…한나라당은 18일 밤 개표방송을 지켜보면서 이회창후보가 선두로 나설 때는 박수와 환호성으로 열기를 돋우다가도 국민회의 김대중 후보가 선두를 빼앗으면 아쉬움의 탄성을 지르는 등 TV수상기에서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하는 모습.
김윤환·이기택 공동선대위의장과 민관식·김명윤 상임고문, 김덕룡·강창성 선대위원장과 김태호·이규정 공동선대본부장, 윤원중 후보실부실장 등 주요 당직자들도 여의도10층 상황실을 수시로 방문, 개표상황을 지켜보다 초조한 모습을 감추지 못하고 각자 자신의 방에서 측근들과 개표방송을 시청.
특히 지난 14대선거 때 김대중 후보의 선거운동을 지휘했던 이기택 의장은 『그동안 대통령선거를 여러번 지켜봤지만 이렇게 박빙의 승부는 처음본다』며 『김대중 후보의 「숨어있는 3%」가 이번에도 나타날 지 두고 볼 일』이라고 촌평.
김윤환 의장은 개표 초반 『부재자가 예상보다 불리하지 않고 대구·경북에서 압승한 만큼 결국 25만표 정도 이길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가 10시를 넘어 김대중 후보가 앞서나가기 시작하자 10시 30분께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당사를 떠났다.
○…국민신당은 18일 대선 개표가 자정에 가까워지도록 이인제 후보의 지지율에 큰 변동이 없자 이후보를 비롯한 주요당직자들이 일찌감치 당사를 빠져나가 썰렁한 모습.
이후보는 개표 초반 이만섭총재 등 당직자들과 회의를 가진 자리에서 『성원에도 불구하고 선전하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에 대해 당직자들은 『조직과 자금의 열세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선전했다』고 격려.
당직자회의를 마친 이후보는 종합상황실 등 당사무처를 돌며 개표 상황을 지켜보던 당직자들에게 악수를 청하며 『고생하셨다』,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해 미안하다』는 등의 말로 위로한 뒤 당사를 떠나 안양 자택으로 귀가.
박범진 사무총장 등 대부분의 당직자들은 계속 당사를 지키면서 이후보의 득표율과 지역별 판세를 점검하느라 분주한 움직임.
특히 당직자들은 이후보가 20% 이상의 득표율을 하는 지의 여부와 경기 및 강원지역 일부와 부산·경남 일부 지역에서 이후보가 선전하고 있는데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며 우세지역을 점치기도.
○…18일 청와대는 김용태 비서실장과 김광일 정치특보, 조홍래 정무수석, 문종수 민정수석 등 모든 수석비서관이 밤샘을 하며 TV를 통해 개표 상황을 지켜봤다.
김실장 등은 이날 하루 동안 보고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와 투표율을 바탕으로 나름대로 개표 추이를 분석하기도 했으나 워낙 접전인 탓에 구체적 전망에 대해서는 언급을 삼가는 모습이었다.
김실장 등은 『이번 대선은 마지막 개표가 끝날 때 까지 결과를 알 수 없는 접전중의 접전』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실장과 수석비서관 전원은 이에앞서 이날 하오6시 저녁을 함께 하며 차기 대통령 당선자와 김영삼 대통령과의 협력 관계 설정 등 정국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들은 선거 직후 발표될 김대통령의 특별담화에 담길 내용과 정권 인수·인계단 구성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다.
김대통령은 이날 상오8시 손명순 여사와 함께 투표를 한 뒤 돌아와 관저에서 휴식을 취했으나 밤늦게까지 TV중계를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통령은 김실장으로 부터 개표 상황 등을 수시로 보고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김영섭 경제수석 등 경제비서관실은 대부분의 직원들이 나와 대선 후 열릴 임시국회에서 처리될 금융개혁법안과 국제통화기금(IMF)합의 이행을 위한 관련 법안 손질을 위해 바쁜 하루를 보냈다.
○…18일 밤새 개표가 진행되면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국민회의 김대중 후보간에 승부를 점칠 수 없는 박빙의 상황이 계속되자 각당은 매분마다 기대와 불안, 초조감을 감추지 못하며 개표 결과에 일희일비하는 표정.
한나라당은 여론조사전문기관인 갤럽 조사를 근거로 한 모 방송사의 출구조사에서 김대중 후보가 선두에 나선 것으로 발표되는 순간 불안에 휩싸였으나 개표 초반 크게 앞서나가자 안도의 한숨.
국민회의 선거상황실은 개표직전에 밝혀진 출구조사에서 1%리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부재자 투표함이 열리는 개표초반부터 이후보를 앞서나갈 것이라며 승리의 흥분에 도취됐으나 초반 부진에 다시 긴장감이 감돌기도.
특히 개표방송 시작 1시간여만인 하오 8시30분을 기점으로 1%내의 선두각축이 계속되자 한나라당과 국민회의 관계자들은 입술을 태워가며 시시각각 전해지는 개표상황에 온 신경을 집중시키는 모습.
결국 밤새도록 엎치락 뒤치락하는 상황이 반복되자 양당 선거대책본부는 개표율과 지역별 득표를 따져가며 개표 상황의 정밀 분석 작업을 펼쳤으나 근소한 차이로 TV방송사마다 어느쪽 개표결과를 먼저 집계하느냐에 따라 선두가 수십차례 엎치락 뒤치락하자 아예 전망을 제쳐두고 개표방송에만 귀를 기울이기도.
불과 1%대 차이의 순위 바뀜이 계속되자 각당은 지구당 관계자들에게 개표가 공정하게 진행되는지 철저히 감시하라고 긴급 지시하는 한편 지구당별로 개표소 지원 인력을 대폭 늘리는 등 긴급대책에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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